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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연합뉴스) |
[mdtoday = 유정민 기자] 대법원이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가방을 해체해 새로운 제품으로 제작하는 이른바 '리폼' 행위에 대해 상표권 침해가 아니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이는 리폼 행위의 법적 한계를 다룬 대법원의 첫 판례로, 수선 업계와 명품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6일 루이비통이 리폼업자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환송했다. 재판부는 리폼 제품이 시장에 유통되지 않는 한 상표권 침해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리폼업자가 소유자로부터 개인적 사용 목적의 의뢰를 받아 리폼을 수행한 경우, 이를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으로 간주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다만, 업자가 실질적으로 제품 생산과 판매를 주도해 시장에 유통시켰을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침해가 성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대법원은 상표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 리폼 요청의 경위, 제품의 형태와 개수, 대가의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특별한 사정에 대한 증명 책임은 상표권 침해를 주장하는 브랜드 측에 있다고 판시했다.
이번 사건의 피고 A씨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고객들로부터 받은 루이비통 가방 원단을 활용해 지갑이나 다른 형태의 가방을 제작해왔다. 리폼 비용으로 건당 10만 원에서 70만 원을 수령했으며, 총 매출액은 약 2,380만 원 규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루이비통 측은 자사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과 2심 재판부는 루이비통의 손을 들어주며 A씨에게 1,500만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리폼 제품 외부에 상표가 반복적으로 나타나 제3자가 루이비통 정품과 혼동할 우려가 있다"며, 중고 시장 등에서 거래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반면 A씨 측은 리폼 제품이 양산성이나 유통성이 없으므로 상표법상 '상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A씨는 "주문자에게 제품을 돌려줄 뿐 따로 판매한 적이 없다"며 "소비자가 자신의 물건을 어떻게 고칠지까지 상표권자가 간섭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글로벌 명품 기업이 소규모 수선업자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며 국제적인 관심을 모았다. 대법원은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지난해 12월 공개 변론을 열고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리폼 행위가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법리를 최초로 선언한 것"이라며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서도 이번 판결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유정민 기자(hera20214@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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