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자는 24시 학원, 학습력·건강엔 '꽝'

원나래 / 기사승인 : 2008-03-14 20: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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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부족, 불규칙 생활습관은 오히려 학습 효율 떨어뜨려 자라나는 꿈나무라 칭하는 청소년들. 최근 왜곡된 교육열과 그에 편승한 상업주의 때문에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시들어가고 있다.

한창 꿈을 키워가면서 건강하게 자라나야 할 청소년시기에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학교와 학원에서 시달리느라 제 때에 먹지도 못하고 충분히 자지도 못해 건강에 위협을 받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서울시를 비롯한 각 시·도에서 청소년의 학원교습 시간제한이 없는 내용의 '학원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조례(안)'이 교육심의회를 거쳐 시의회에 상정돼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기존에도 많은 청소년들이 입시교육으로 인한 수면부족과 영양결핍으로 건강에 위협을 받아왔으며 자신의 적성과는 무관하게 오직 입시를 위한 공부에 매몰되고 있는 현실에서 청소년들의 건강을 저버리는 심각한 사태에 일부에서는 학원교습 자율화의 철폐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 수면부족으로 스트레스 '쑥쑥'

24시간 학원교습 자율화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청소년이 심야학습에 어떻게 노출돼 있고 건강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 지에 대한 설문조사 자료가 공개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사회조사연구소 김순홍 소장은 전국의 대도시 및 중소도시 일반고·실업고 학생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13일부터 10월24일까지 ‘청소년 심야학습에 관한 인식 및 실태’를 조사했다.

전체 응답자 54.5%가 평일 밤 10시 이후에 집에 들어가는 것으로 응답했고 71.5%가 평일에 집에서 잠자는 시간이 평균 6시간 미만이며 평일 아침 6시 이전에 집에서 나오는 사람 가운데 35.2%(일반고 28.1%)가 아침을 먹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저녁조차 집에서 먹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으로 응답자 16.8%는 쉬는 시간까지 포함해 20분이내 저녁을 해결하고 28.9%는 30분 이내에 해결한다는 것이다.

인하대 가정의학과 김정우 교수는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규칙적인 수면은 매우 중요하므로 최소 7~9시간의 적당한 수면은 꼭 필요하다”며 “특히 한참 자라는 나이에 불규칙한 식사는 영양공급에 불균형을 줄 수 있으며 아침식사에 의한 영양공급은 뇌 활성화를 도와 학습에 효과가 있으나 아침을 거르게 되면 학습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식사시간이 짧아 천천히 소화시키는데 문제가 될 수 있으며 밖에서 사먹는 경유가 많아 가족과 함께 식사를 못함으로써 정서적 문제도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참교육학부모회에 따르면 PC방, 노래방 등 청소년이 출입하는 업소의 출입 제한 시간이 9시인 것은 바로 청소년의 성장을 위한 절대 수면시간이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이기 때문이므로 성장기 청소년들의 수면과 건강을 온전히 담보할 수 있도록 학원의 심야 교습 시간은 최소한 10시 이전으로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손중천 교수는 “늦은 시간 자고 일찍 일어나 수면부족으로 인한 학습능력은 당연히 저하될 수밖에 없으며 불규칙적인 생활로 신체 불균형 또한 쉽게 일어날 수 있다”며 “스트레스성 호르몬은 증가하고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중요한 성호르몬과 성장호르몬은 감소하고 스트레스로 인해 피로감, 만성두통, 위장장애, 설사, 변비 등의 신체적 증상과 깊은 잠을 못자는 증상에 심각하면 우울증을 유발할 수도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의 30대 후반에게 찾아오는 스트레스 증상이 최근 젊은 층에게 늘어나고 있다는게 손교수의 설명이다. 또한 식습관이 불규칙한 것도 문제이며 집보다는 밖에서 사먹는 경우가 많아 인스턴트식품을 많이 접하게 되고 고칼로리 음식을 접하면서 비만이 될 확률도 높다고 전했다.

따라서 많은 청소년들이 이른 등교 때문에 아침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늦은 귀가 때문에 저녁조차 부실하게 먹거나 밤늦은 시간에 먹게 돼 건강을 우려할 수밖에 없으며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지 못함으로써 정서적 문제를 겪게 되며 나아가 여러 가지 청소년문제에 연결될 가능성이 커져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 귀가길 안전도 문제

청소년의 건강도 문제될 뿐만 아니라 늦은 밤의 귀가는 ‘귀가길 안전’ 문제까지 지적되고 있다.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야간 교통사고뿐만 아니라 강도나 성폭행 등 강력사건에 노출될 가능성이 그만큼 더 커지며 설문조사에 여학생들의 경우 남학생에 비해 ‘너무 늦게 끝나서 집에 가는 길이 무섭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을 보면 이같은 우려는 단지 기우가 아니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욱이 최근 유괴사건과 살인이 많이 늘어남에 따라 특히나 저녁시간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24시간 학원교습 자율화에 대해 김순홍 소장은 “언제까지 우리 청소년들을 비인격적이고 위험한 상태에 방치할 것인가, 짐승도 때가 되면 먹이고 재운다”며 “우리 청소년들은 공부하는 기계가 아니고 살아있는 생명”이라고 주장했다.

 

메디컬투데이 원나래 (wing@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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