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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의사의 초음파·엑스레이 등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둘러싼 논쟁이 반복되고 있다. (사진=DB) |
[mdtoday=김미경 기자] 한의사의 초음파·엑스레이 등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둘러싼 논쟁이 반복되고 있다.
법원이 관련 사건에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형사처벌이 어렵다고 판단할 때마다, 한의계가 이를 의료기기 사용이 이미 가능해졌다는 근거로 해석하며 제도 개선과 입법을 요구하는 흐름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해 나온 법원 판결들은 공통적으로 특정 사건에서 무면허 의료행위로 형사처벌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그쳤다.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일반적으로 허용하거나 면허 범위를 확장한 판단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판결의 범위는 제한적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수원지방법원의 X선 골밀도 측정기 사용 사건이다. 법원은 해당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했지만, 이는 영상 판독이나 진단 행위 없이 기기에서 자동으로 산출된 수치를 단순 참고한 경우에 한해 형사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본 판단이었다. 의료기기 사용 전반의 적절성이나 허용 범위를 판단한 결정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객관적인 해석이다.
그럼에도 한의계는 이러한 사법 판단을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의 정당성을 확인한 결정으로 해석해 왔다.
대한한의사협회는 관련 판결 이후 “법원 판단에 따라 이미 한의사의 엑스레이 사용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현행 제도가 한의 의료에서 발전된 의료기술의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문제는 이러한 해석이 개별 사건의 판단을 넘어,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당연한 선택지로 전제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형사처벌이 어렵다는 판단이 곧바로 ‘사용해도 된다’는 판단으로 치환되면서, 의료기기 사용을 둘러싼 논의의 출발점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의계는 판결 이후 엑스레이 장비를 설치·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관련 규정 개정을 요구해 왔다. 법령이나 행정 기준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법 판단을 근거로 의료기기 사용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입법 논의로도 연결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지난 10월 한의사를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안전관리책임자 자격 기준에 포함하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현행 기준에서 한의원과 한의사가 제외돼 하의 의료에서 발전된 의료기술의 이용이 제한되고 있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는 점과 의료기기 기술의 발달로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사용이 의료 분야에 보편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한의사의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새로운 판단을 제시한 후, 법원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참조해 한의사의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사용이 법률에 적법하다고 판단하는 등 법률 해석이 변화함에 따라 안전관리 책임의 소재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한의계가 판결의 의미를 넘어선 해석을 반복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대한의사협회는 법원이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에 그쳤음에도, 이를 근거로 의료기기 사용이 허용된 것처럼 전제하는 것은 판결 취지와 다르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한의사의 엑스레이 사용과 관련해서도 해당 행위가 단순한 기기 조작이 아니라 검사 필요성 판단과 촬영, 영상 판독까지 수반되는 전문 의료행위라고 지적해 왔다.
엑스레이 사용 과정에는 방사선량 결정과 영상 해석, 이후 진단과 치료 방향 설정이 포함되며, 이 과정 전반에 대한 책임 역시 의료인에게 귀속된다는 것이다.
특히 진단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진이나 방사선 노출 문제는 환자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사용 범위와 책임에 대한 논의 없이 의료기기 사용을 전제하는 접근은 적절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의계는 현재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의 필요성과 교육 이수 여부를 강조하고 있다.
한의협은 전국 한의과대학과 한의학전문대학원의 정규 교육 과정에 영상의학이 포함돼 있으며, 방사선 원리와 촬영·판독 교육, 보수교육과 방사선 안전관리 교육도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의료기기 사용이 국민의 진료 선택권 확대와 의료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형사처벌이 어렵다는 판단과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할지 여부는 성격이 다른 문제라는 점에서, 판결 이후의 해석과 행동을 둘러싼 논쟁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개별 사건에 대한 판단이 반복되자, 이를 근거로 의료기기 사용을 전제하고 제도화를 요구하는 흐름이 굳어졌다는 지적이다.
법원이 판단한 범위를 넘어 사법 판단을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허용의 근거로 삼는 접근이 이어지는 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둘러싼 논쟁은 판결이 나올 때마다 같은 지점에서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sallykim011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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