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흡입 수술 받던 환자 사망…집도의 징역형

김미경 기자 / 기사승인 : 2026-01-16 07: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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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술 중 환자의 생체징후가 급격히 악화됐음에도 지방흡입 수술을 중단하지 않고 강행한 의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사진=DB)

 

[mdtoday=김미경 기자] 수술 중 환자의 생체징후가 급격히 악화됐음에도 지방흡입 수술을 중단하지 않고 강행한 의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최근 업무상과실치사와 의료법 위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일반의인 A씨는 지난 2022년 6월 지방흡입·지방이식 수술을 집도하던 중 환자가 저혈량성 쇼크로 사망하자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A씨가 출혈 위험이 높은 수술을 하면서도 수혈 준비 없이 수술을 시작하고, 권장량을 초과한 프로포폴을 투여하면서 환자의 상태가 악화됐음에도 수술을 강행했다고 판단했다.

사건 당일 A씨는 수술 시작 약 2시간 만에 환자 몸에서 5025cc의 지방을 흡입했는데, 이는 권고 수준을 넘어서는 양이다. 이후 약 20분 뒤인 오후 3시 5분경 환자 발에 부착된 감시 장비에서 산소포화도가 90 이하로 떨어졌다는 경고음이 울렸다.

간호조무사가 환자 상태를 확인했고, 약 4분 뒤 다른 직원이 프로포폴 투약을 중단했다. 간호조무사는 환자의 고개를 들어 기도를 확보했다.

그러나 A씨가 수술을 중단한 시점은 첫 경고음이 울린 뒤 약 8분이 지난 오후 3시 13분경이었다.

이들은 환자를 바로 눕힌 뒤 오후 3시 22분경 다시 프로포폴 투약을 시작했다. 이후 오후 3시 37분경 간호사 B씨가 환자 얼굴에서 청색증을 발견했고, A씨가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으나 환자는 회복되지 않았다.

119 신고는 오후 3시 48분경 이뤄졌고, 그로부터 10분 뒤 도착한 119를 통해 환자는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같은 날 오후 9시 31분 사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결과, 환자가 지방흡입술 과정에서 발생한 혈액 손실에 대해 적절한 보상 처치가 이뤄지지 않아 저혈량성 쇼크로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수술 중 환자 생체징후 변화에 대한 감시가 소홀해 저혈량성 쇼크 발생과 악화에 기여했다는 결론이다.

A씨 측은 환자가 과다출혈이 아닌 지방색전증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예측이 어려운 시술 부작용으로 환자가 숨진 만큼 업무상 과실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다.

법원 진료기록 감정에서도 외관상 출혈 소견이 없고, 병원 응급실에서 실시한 초음파에서도 활동성 출혈이나 관출혈 관련 내용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CT 상으로도 환자가 출혈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보다는 다른 기저질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돼 지방색전증 가능성에 무게를 둔 의견이 제시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국과수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해 환자의 사인을 수술 중 부적절한 조치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환자는 약 40%의 혈액량 손실을 입었고, 흡입한 지방에서도 상당한 비율의 혈액이 관찰, 수술 과정에서도 프로포폴 투입을 재개한 뒤 심박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출혈이 점진적으로 누적되면서 출혈성 쇼크에 이르는 전형적인 경과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부검에서 지방색전이 관찰된 점에 대해서는 “폐 조직 내 지방색전은 외상 환자 사망에서 흔히 나타나며, 이번 사건처럼 임상적으로 극심한 지방색전증이 발생할 확률은 낮다”고 판단했다.

환자의 상태가 전형적인 지방색전증과는 거리가 있다고 본 것이다. 혹여 지방색전증이 사망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하더라도, A씨의 업무상 과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환자의 혈압과 산소포화도 등 생체징후 이상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수혈이나 산소 공급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환자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오인해 시술을 계속하기 위해 프로포폴 투약을 재개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또 “환자의 산소포화도가 처음 90 이하로 떨어진 지 약 43분, 70 이하로 떨어진 지 약 11분이 지나서야 119에 신고했다”며 “A씨는 환자의 생체징후가 현저히 떨어진 응급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구호 조치나 상급병원 전원 없이 환자를 방치했다”고 판단했다.

A씨가 수사 과정에서 책임을 줄이고자 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 추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도 양형하게 불리하게 고려됐다.

재판부는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정도가 가볍지 않고, 그 결과 환자가 사망했음에도 A씨는 이를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았다”며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sallykim011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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