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가격·접근성까지 흔들릴까…‘먹는 비만약’으로 보는 국내 비만시장 변화

박성하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0 08: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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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주사제 중심 시장에서 대중 관리시장으로…비만 치료 패러다임 전환
▲ 국내 제약사들이 경구형 비만약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비급여·고가·제한적 치료였던 비만 시장이 급여 확대, 약가 인하, 대중적 접근성 강화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 DB)

 

[mdtoday = 박성하 기자] 비만 치료제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그동안 주사제 위주였던 GLP-1 계열 약물 라인업이 ‘경구형’으로 빠르게 확장되면서, 경구형이 본격 도입될 경우 국내 비만 치료 생태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이미 앞다투어 경구형 비만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미약품은 국내 기업 중 가장 빠르게 경구형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을 진행시키고 있다. 주 1회 투여 GLP-1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을 마치고 2025년 말 식약처 허가 신청을 완료해 2026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GLP-1계열 약물의 약물전달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자체 플랫폼 기술을 접목했으며, 다국가 임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천당제약은 노보노디스크의 세마글루티드를 경구형 제제로 모사한 경구용 세마글루티드 제네릭 개발을 추진 중이다. 오리지널과 동일한 제형·투여 방식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위장관 흡수기술 확보가 관건이지만, 제네릭 허가 전략을 통해 비교적 빠른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디앤디파마텍, HK이노엔 등 다수의 중견·바이오텍 기업들도 GLP-1 계열 및 대체기전을 활용한 경구형 제제 파이프라인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해 국내 기업 전체가 ‘비만약 포트폴리오 재편’에 돌입한 셈이다.

경구형 비만약이 국내에 도입된다면, 단순히 복용 방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의료 접근성과 건강보험 제도, 비만 치료 인식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로는 건강보험 급여 논의의 확대다. 현재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대부분 비급여다. 주사제 특성상 비용·시술성·저장 조건 등의 제약 때문에 급여 검토에서 후순위로 밀렸기 때문이다.


반면 경구제는 약국 조제 가능, 투약 과정의 표준화·안전성 확보 등으로 급여 요건 충족 가능성이 커진다. 비만 치료가 만성질환 관리 맥락에서 논의되는 흐름과 맞물리면 보험 적용 논의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두번째로는 약가 경쟁 심화와 시장 구조 재편이다. 현재 시장은 위고비·삭센다 등 글로벌 빅파마 제품이 주도하는 ‘고가 독점 구조’다. 하지만 경구제는 제조·유통 장벽이 낮아 국내 기업들의 경쟁 진입이 훨씬 수월하다. 특히 제네릭 시장이 열릴 경우 약가 경쟁이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는 환자 접근성 확대와 비만 치료의 대중화다. 그동안 주사제 치료는 비용 부담과 주기적 투여의 번거로움 때문에 실제 처방받는 환자층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경구형 비만약이 도입된다면 일부 환자 시장에서 대중 관리시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비만 치료가 생활질환 관리 범위까지 넓어지며 시장 규모도 자연스럽게 확장될 것이라는 의미다. 경구형 비만 치료제는 단순히 투약 편의성을 개선한 제형 혁신을 넘어, 국내 비만 관리 패러다임 전체를 재편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메디컬투데이 박성하 기자(applek9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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