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에 환자 정보 무단으로 넘긴 대학병원 교수들, 줄줄이 벌금형

김미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05-08 08: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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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천 명의 환자 정보를 제약사에 무단으로 넘긴 대학병원 교수들이 줄줄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사진=DB)

 

[mdtoday=김미경 기자] 수천 명의 환자 정보를 제약사에 무단으로 넘긴 대학병원 교수들이 줄줄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지난달 2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대학병원 운영법인에 벌금 1500만원, 소속 내과 의국장 B, C, D, E, F 교수에게는 각각 800만 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A대학병원 내과 의국장을 지낸 B교수는 지난 2018년 10월, 의약품 판매 실적 증빙에 필요하다는 C제약사 영업 사원의 요청에 환자 1337명의 처방 내역 4232건을 엑셀 파일 형식으로 전송했다.

B교수가 전송한 파일에는 환자의 성명과 성별, 주민등록번호, 병원 등록번호를 비롯해 진료과, 처방 정보 등이 포함됐다.

B교수에 이어 차례로 의국장을 지낸 교수 C, D, E, F도 이와 같은 요구에 응해 2018년 11월부터 2019년 2월까지 9228건, 2019년 6월부터 7월까지 6435건, 2019년 10월 4539건, 2019년 1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3227건의 처방 내역을 제공했다.

검찰은 이들과 병원이 사적 이익을 위해 체계적으로 개인정보를 유출했다고 봤다.

제약사가 제공한 약품이 실제로 병원에서 얼마나 처방됐는지를 확인하려는 취지였다고 해도, 환자의 동의 없는 정보 제공은 명백한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대학병원 측에는 주의 감독을 소홀히 해 교수들의 위반 행위를 방지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보고, 관리 감독 책임을 물었다.

이에 대해 교수들 측은 “의사 개인이 제약사 요청에 협조한 것이며, 병원의 공식 업무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A대학병원 측도 “정보 제공이 병원 내부 업무가 아니었고, 의사들의 개별적 판단에 의한 행위였기 때문에 법인의 책임은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제약사 직원들이 전임 의국장에게서 후임자의 연락처를 넘겨받고, 새로운 의국장에게도 동일한 요청을 반복해 정보를 지속해서 받아온 정황, 정보 제공이 사실상 의국장의 업무처럼 후임자에게 인계된 사례, A대학병원이 이를 제지하거나 관리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양측 모두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A대학병원 측이 사건 발생 이후 관련 기능을 폐쇄하고 경고 문구를 삽입하는 등 재발 방지 조치를 했다는 점과 교수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개인적 금전 이득은 없었던 점을 참작해 A대학병원에는 벌금 1500만원, 교수 5명에게는 각각 800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sallykim011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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