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 중 저산소성 뇌 손상…법원 “의료진 과실 없어”

김미경 기자 / 기사승인 : 2025-07-03 07: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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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시경 검사 도중 저산소성 뇌 손상을 입었다며 환자가 병원을 상대로 9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사건에 대해 법원이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고 병원 측의 손을 들어줬다. (사진=DB)

 

[mdtoday=김미경 기자] 내시경 검사 도중 저산소성 뇌 손상을 입었다며 환자가 병원을 상대로 9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사건에 대해 법원이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고 병원 측의 손을 들어줬다.

울산지방법원 제11민사부는 최근 환자 A씨가 울산의 한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이나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원고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도 A씨 측이 부담하도록 했다.

지난 2022년 11월 A씨는 울산의 C병원에서 건강검진 차 위·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던 중 심정지 및 호흡정지를 겪었고, 이후 저산소성 뇌 손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A씨는 과체중과 고혈압, 알코올성 간경화증 등을 앓고 있었으나, 수면내시경을 받는 데 지장이 있는 상태는 아니었다.

검사 당일 오후 2시 30~40분경 의료진은 A씨에게 미다졸람과 프로포폴 등 진정제를 투여하고 알피트와 페치딘을 주사한 뒤 위내시경 검사를 진행했다.

위내시경 검사를 마친 후 2시 50분경 A씨에게 산소포화도 저하가 나타나자, 의료진은 산소 공급량을 증량하고 대장 내시경 검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오후 2시 52분경 산소포화도가 더 떨어지고 혈압과 맥박 수치도 불안정해지자 의료진이 루마세이트 투여 및 산소흡입량을 증량해 산소포화도는 정상 범위를 회복했지만, 혈압은 90/50mmHg, 맥박은 42회/분에 머물렀다.

오후 2시 57분경 A씨의 산소포화도가 다시 87%로 낮아지고 혈압 측정이 제대로 안 되자 의료진은 내시경 검사는 중단하고 에피네프린을 투여했다.

오후 3시 3분경 A씨가 체인 스톡 호흡 양상을 보이고 맥박 측정도 되지 않자, 의료진은 A씨에 대한 심폐소생술과 응급조치를 실행했지만, A씨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오후 3시 43분경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 측은 의료진이 산소포화도 같은 활력 징후를 제대로 관찰하지 않았고, 저산소증 상황에서도 무리하게 검사를 지속했으며, 수면내시경 검사 부작용에 대해 사전 설명의무도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위자료 6000만원을 포함해 총 9억6478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진료기록과 감정 결과에 따르면 의료진이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의료진의 대응에 과실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투여된 약물은 수면내시경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범위였고, A씨의 체격 등을 고려할 때 투여한 용량도 적어 부작용을 의심하기 어렵다”며 “저산소증이 발생한 정확한 시점도 특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한 A씨가 입은 뇌 손상의 원인으로 공기색전증 가능성을 제시했는데, 이는 의료진이 예측하거나 해결할 수 없는 부작용이라고 봤다.

공기색전증은 내시경 검사 중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부작용이라고 보기 어렵고, 호흡중추 손상을 초래할 수 있는 드문 상황이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러한 상황에서 의료진이 A씨의 산소포화도와 혈압, 맥박 등 활력 징후를 계속 확인하고 이에 맞춰 곧바로 조치했다고 판단했다.

의무기록의 신빙성에 대한 A씨 측 주장도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예상치 못한 응급 상황에서 실시간으로 의무기록을 완벽하게 작성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사후 작성됐다는 이유만으로 그 내용이 거짓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설명의무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환자가 검사 전 서명한 동의서에 부작용 및 심정지 가능성이 명시돼 있던 점을 근거로 “의료진의 설명이 부족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A씨 측의 모든 청구를 기각하며 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sallykim011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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