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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시경 시술 이후 복막염으로 환자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병원과 의료진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사진=DB) |
[mdtoday = 김미경 기자] 내시경 시술 이후 복막염으로 환자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병원과 의료진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최근 환자 유가족이 대학병원과 의료진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를 일부 인용해 2억4047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환자 A씨는 2022년 9월 B대학병원에서 내시경적 점막하박리술을 받은 뒤 사망했다. 부검 결과 직접 사인은 시술 부위 천공과 범복막염으로 확인됐다.
시술 도중 발생한 천공을 봉합했으나 이후 추가 천공 3개가 발견됐고, 천공으로 인한 복부 팽만을 해소하기 위한 처치도 이전에 A씨가 받은 천공 개복 수술로 인한 유착 때문에 실패했다.
의료진은 시술 후 엑스레이 검사에서 천공을 확인하고 A씨가 복부 통증을 호소하자 약물 치료를 진행했다. 그러나 A씨는 시술 다음날까지 통증을 반복적으로 호소하다 사망했다.
유가족은 의료진이 과실로 발생한 천공을 적절히 처치하지 못했고 복막염에 대한 검사와 치료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복막염 위험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해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침해됐다고 했다.
A씨가 시술 후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천공 합병증으로 인한 복막염을 적절히 치료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가족은 소화기내과 담당 전문의와 전공의, B대학병원 운영진이 공동으로 손해 배상금 2억9045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이에 대해 시술과 이후 치료 과정에서 과실이 없었고, 검사 결과 복막염 소견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천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사전에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시술 과정 자체에는 과실이 없다고 판단했다. 천공은 예상 가능한 합병증이며 최대한 주의해도 완전히 방지하기 어렵고, 공기 천자 실패 역시 사망의 직접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다만 이후 대응은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시술 다음 날 A씨가 산소포화도 저하와 염증 수치 상승을 보였고 동맥혈가스분석 결과도 좋지 않았으며 통증이 지속된 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복부 CT 재촬영, 경험적 항생제 투여, 외과 협진 등을 고려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A씨에게 진통제를 스스로 투약하도록 해 통증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던 만큼, 검사와 진단으로 객관적 상태를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고 봤다.
따라서 재판부는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대응했다면 복막염 악화나 지연성 천공을 진단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치료가 이뤄졌다면 생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설명의무 위반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의사의 설명의무가 단순히 합병증 명칭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합병증의 심각성과 치료 방법, 발생 시 환자가 겪게 될 위험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발생 가능성이 낮더라도 ‘중대한 합병증’에 대해서는 환자가 구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병원 측 동의서에는 ‘대다수 천공은 내시경 치료로 해결 가능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돼 천공 위험을 단순화했고, 복막염 발생 가능성과 그로 인한 응급 수술이나 사망 위험은 명시적으로 기재되지 않았다고 봤다.
복막염으로 사망하지 않더라도 입원 기간 연장이나 항생제 치료, 심한 통증 등 후속 부담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도 부족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설명 부족으로 환자가 시술의 위험성과 필요성, 시술 시기에 따른 장단점 등을 충분히 비교·검토할 기회를 상실했다며 자기결정권 침해에 따른 위자료 지급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의료진이 통증 초기 복부 CT와 혈액검사를 시행했고, 당시 복막염을 의심할 명확한 소견이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해 배상 범위를 일부 제한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sallykim011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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