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위고비, 치매 진행 늦추는 효과 없어

이승재 의학전문기자 / 기사승인 : 2026-03-24 09: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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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만과 당뇨 치료제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GLP-1 약제 '세마글루타이드'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데는 효과가 없다는 대규모 임상 3상 결과가 나왔다. (사진=DB)

 

[mdtoday = 이승재 의학전문기자] 비만과 당뇨 치료제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GLP-1 약제 '세마글루타이드'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데는 효과가 없다는 대규모 임상 3상 결과가 나왔다.

경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의 효능 및 안전성을 분석한 'EVOKE' 및 'EVOKE+' 임상 시험 결과가 ‘더 란셋(The Lancet)’에 실렸다.

세마글루타이드와 같은 GLP-1 약제는 비만이나 당뇨뿐 아니라 심혈관, 신장 질환 및 수면 무호흡 등에도 효과가 있음이 알려지면서 학계에서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동물 실험, 관찰 연구, 그리고 2형 당뇨병 및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기존 임상 데이터에서는 GLP-1 약제가 치매나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연구진은 55~85세 사이의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약 38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EVOKE’ 및 ‘EVOKE+’를 진행해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효과가 있는지 조사했다.

참가자들은 매일 최대 14mg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또는 위약(placebo)을 복용했다.

2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그룹과 위약군 사이에 질환 진행 속도의 유의미한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추가로 1년 더 관찰을 지속한 환자군에서도 두 그룹 간의 인지 기능 저하 속도는 차이가 없었다.

흥미로운 점은 약 200명의 소그룹 분석 결과다.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환자들에게서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여러 생물학적 마커(biomarkers)가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하지만 이러한 생물학적 지표의 개선이 실제 환자들이 체감하는 인지 기능 유지나 임상적인 질환 진행 속도 지연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임상적 질환 진행을 늦추는 데 유의미한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메디컬투데이 이승재 의학전문기자(eccthomas@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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