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에도 ADR 추진… SK하이닉스의 진짜 계산은

양정의 기자 / 기사승인 : 2026-05-13 14: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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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K하이닉스

 

[mdtoday = 양정의 기자]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미국예탁증서(ADR) 발행 절차에 착수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2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Form F-1 등록신청서를 비공개로 제출했으며, 연내 상장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공모 규모와 상장 방식, 세부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ADR 추진의 핵심 목적은 AI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대규모 투자 자금 확보다. 

 

로이터는 SK하이닉스가 전체 주식의 약 2~3%를 ADR 형태로 상장할 경우 최대 96억~144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는 자금 조달 목적이라는 해석을 부인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026년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이 54조3000억 원, 순현금이 35조 원 수준"이라며 “단순 자금 조달 목적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ADR의 핵심 목적은 미국 시장 상장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 기반을 넓히고, 기업가치 재평가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를 기대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시각이 다르다. 

 

충분한 현금 여력이 있는데도 신주 발행 가능성을 열어둔 점을 두고, AI 반도체 기대가 높은 지금이 자금을 가장 유리하게 조달할 시점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자사주 활용보다 신주 발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릴 경우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우려도 제기된다. 이는 SK스퀘어의 지배구조와 연관이 깊다. 

 

▲ SK스퀘어. (사진=연합뉴스)

 

SK스퀘어는 지배력·최대주주 지위·시장 신뢰 등을 고려할 때 SK하이닉스 지분 20% 안팎을 유지할 유인이 크고, 자사주 소각까지 감안하면 실제 활용 가능한 물량이 제한적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ADR 발행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충분한 잉여현금흐름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신주 발행을 선택하는 것은 기존 주주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그룹 차원의 재무 전략과 맞물려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일반 주주의 가치를 희석하는 ‘오너 친화적 결정’이 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미국 상장 이후 직면할 거버넌스 리스크도 주요 변수다. 

 

미국 기관투자자들은 자본 배분 원칙과 소수주주 보호 장치, 독립적인 이사회 운영 여부를 엄격히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미국 투자자 보호 규정에 따른 집단소송 가능성, SEC의 강도 높은 공시 의무, 회계 및 법률 리스크 등도 향후 SK하이닉스가 감수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가 ADR 발행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이 있다. 

 

회사는 올해 M15X 램프업과 용인 클러스터 인프라 구축, EUV 장비 확보 등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AI 메모리 수요는 기존 반도체 사이클과 다른 패턴을 보이며, 단기 조정보다 장기적인 구조적 성장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당사는 26년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고객 수요에 기반해 Capex discipline을 준수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수준에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투명한 자본 배분 원칙 제시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신주 발행 규모를 최소화하고 조달 자금의 구체적인 사용처를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ADR 상장은 AI 메모리 패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글로벌 자본시장 전략인 동시에, 한국 대표 기업으로서 주주 가치와 지배구조 투명성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메디컬투데이 양정의 기자(stinii@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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