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취 수술 직후 회복실 경과 관찰 소홀…5억원대 손배 책임 인정

김미경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3 15: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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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신마취 수술 직후 회복실에서 환자 경과 관찰을 소홀히 한 의료진과 병원 측에 5억원대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사진=DB)

 

[mdtoday=김미경 기자] 전신마취 수술 직후 회복실에서 환자 경과 관찰을 소홀히 한 의료진과 병원 측에 5억원대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은 2021년 12월 B종합병원에서 전신마취 하에 충수절제술을 받은 A씨(당시 40세) 사건과 관련해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했다.

당시 의료진은 수술 종료 후 A 씨의 자발 호흡을 확인하고 오전 11시 15분께 회복실로 옮겼다.

그러나 10분 뒤인 오전 11시 25분경 A씨에게 청색증과 호흡 곤란이 나타났다.

의료진은 심폐소생술과 응급 처치를 시행한 뒤 대학병원으로 전원했지만, A씨는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인한 인지 저하와 사지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A씨 가족은 의료진의 관찰 소홀과 설명의무 위반을 이유로 11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환자가 회복실에 입실한 오전 11시 15분부터 이상 소견이 발견된 11시 25분까지 약 10분간 활력징후 감시 기록이 전혀 없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세계마취과의사단체(WFSA)와 국내 환자안전지침이 권장하는 최소 15분 단위 문서화를 준수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기록이 없는 공백 시간 동안 환자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설명의무 위반 여부도 중요한 쟁점이 됐다.

병원 측은 수술 전날 작성된 수술동의서에 마취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마취동의서는 마취 방법과 위험성, 합병증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설명 주체와 시점, 환자의 자필 서명이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병원이 제출한 기록에는 설명자와 구체적 내용, 서명 등이 확인되지 않아 적법한 동의서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마취 후 무호흡을 완전히 예방하기 어려운 점과 이상 발견 직후 의료진이 신속하게 응급 처치에 나선 점을 고려해 병원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외과 전문의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병원 운영자 등 2인이 공동으로 총 5억4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sallykim011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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