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390억 주주소송 본격화...총수 일가 고액 보수 쟁점

유정민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6 15: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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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하이트진로)

 

[mdtoday = 유정민 기자] 하이트진로 소액주주들이 경영진을 상대로 제기한 39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법정 공방의 서막을 올렸다. 이번 소송은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 중대한 사법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9부(부장판사 한정석)는 12일 경제개혁연대와 소액주주들이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박태영 사장, 김인규 대표이사 등 전·현직 이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원고 측 대리인인 법무법인 지암과 피고 측 대리인인 법무법인 태평양 및 화우 소속 변호인단이 참석해 날 선 공방을 예고했다.

 

원고 측은 하이트진로가 총수 일가 소유 회사인 서영이앤티를 부당하게 지원함으로써 회사에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사안에 대해 하이트진로에 70억 6,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으며, 법원은 양벌규정에 따라 회사에 벌금 1억 5,000만 원을 선고한 바 있다.

 

원고 측 대리인은 박문덕 회장의 실질적인 업무 수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하이트진로 측에 사실조회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리인은 "박 회장은 미등기 임원이기에 주주들이 구체적인 업무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보수 지급 결정 과정과 미등기 임원으로서의 실제 직무 수행 내역을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피고 측은 해당 사안의 소멸시효가 이미 만료되었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피고 측 변호인단은 부당 내부거래가 발생한 시점으로부터 이미 10년이 경과하여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건의 실체적 진실 공방에 앞서 절차적 요건을 문제 삼아 소송의 동력을 차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면 원고 측은 소멸시효가 아직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원고 측 대리인은 "공정위 과징금 부과 자체가 회사의 손해에 해당하며, 과징금 부과 시점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아직 10년의 시효가 지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원고 측에 각 피고별 구체적인 불법 행위와 가담 정도를 명시한 준비서면 제출을 요구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해 6월 소송 제기 당시 "지배주주 일가의 사익 편취 행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 위법 행위의 재발을 막는 선례를 남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소송은 향후 국내 대기업의 내부거래 관행과 미등기 임원에 대한 보수 체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5월 14일로 예정되어 있다.

 

 

메디컬투데이 유정민 기자(hera20214@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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