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 림프종 근로자 산재재심사, '다수결' 기각

김민정 / 기사승인 : 2010-04-01 19: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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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일치 기각아닌 다수결 기각 '의미있어'
▲어제 사망한 박지연씨 빈소에서 오열하는 외할머니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백혈병 근로자 박지연 씨가 어제 사망한 가운데 관련 산재 소송자들에게 숨통이 틔는 결과가 나왔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하 반올림) 김민호 노무사는 산업산재재심사위원회가 이례적으로 산재재심사를 기각할 때 다수결에 의한 결과를 통보하며 소수의견까지 적시했다고 1일 밝혔다. 심리회의는 지난 3월5일 열렸다.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일한지 10년 후 림프종에 걸린 송모(남·40)씨는 산업산재재심사위원회에 산재관련 재심사를 냈지만 기각됐다. 하지만 이번 재심사 결과는 ‘일치된 의견’으로 명시됐던 일반적인 사례와 달리 ‘다수결에 의한 결과’로 표기돼 의미가 있다.

일반적으로 초심 결정을 취소하거나 재심 청구인의 청구를 기각할 때 위원회는 ‘산업산재재심사위원회의 일치된 의견으로 청구를 기각’한다고 표기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다수의 위원이 업무 관련성이 낮다고 인정해 기각한다’고 나와있어 이례적이다.

소수의 의견까지 적시하며 다수결로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자체가 반올림 소송단의 의견을 반영한 증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결정에는 산업의학과 전문의 8명에 대한 소견을 듣는 과정이 포함됐다. 전문의 8명 중 5명은 회신을 보내왔고 5명 중 3명은 업무관련성이 낮다고 판단해 위원회는 이같은 소견을 참고해 결론을 내렸다.

전문가 소견을 토대로 산업산재재심사위원회 위원들은 회의를 열었으며 위원들 가운데 산재로 봐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수는 산재 불인정에 손을 들어 결국 이번 건은 기각됐다.

이에 대해 반올림 김민호 노무사는 초심 때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재심 때는 의견이 반영됐다는 데 의미를 둔다고 밝혔다.

한편 송 씨는 1993년 입사해 5년7개월간 도금부서에서 도금작업자로 일을 했다. 1998년 퇴사를 했으나 10년간의 잠복기를 거쳐 2008년에 림프종 통보를 받았다. 현재 송 씨는 림프종 1차 치료를 끝내고 추적조사·치료를 받고 있다.

반올림 측 진술에 따르면 당시 도금작업을 다뤘던 근로자는 15명으로 이 중 4명의 근로자는 각각 안암발병, 자녀 백혈병 발병, 자녀 발가락 기형아, 송 씨 림프종 등 3분의1 이상이 몸의 이상을 겪었다.

이에 대해 반올림 김민호 노무사는 작업장에서 쓰인 납, 이소프로필알코올 등 유해물질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때 유해성의 정도는 상승할 수 있으며 유해물질에 대한 감수성은 개인마다 달라 발병자가 소수여도 개인마다 다른 민감성을 감안, 발병자가 확률적으로 낮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증거가 현재 존재하지 않더라도 법리상 간접 사실만으로도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면 직업과 질병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더불어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최근 삼성반도체 역학조사 결과 벤젠이 검출됐으며 최근까지 벤젠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증명된 만큼 과거에도 벤젠 함유물질이 다량 노출됐을 것이라고 추정, 과학적으로도 작업환경-발병간 관계를 증명할 수 있다고 김 노무사는 말했다.

현재 반올림 소송단은 근로복지공단의 불승인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행정법원에 제기한 상태며 5월에는 2차 변론준비기일이 예정돼 있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정 (sh1024h@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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