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美 ‘특허 괴물’ 소송 직면…AI 반도체 호황에 리스크 부상

유정민 기자 / 기사승인 : 2026-05-29 10: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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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mdtoday = 유정민 기자]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의 급성장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인 SK하이닉스가 이른바 '특허 괴물'이라 불리는 비실시 특허관리기업(NPE)들의 동시다발적인 소송 공세에 직면했다. 반도체 업계는 이러한 소송이 기업의 경영 활동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미국 NPE는 어드밴스드 메모리 테크놀로지(AMT), 모노리식3D, 네트워크 시스템 테크놀로지스(NST), 버베인(Vervain, LLC) 등 최소 4곳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D램, 낸드플래시, SSD 등 주요 제품군 전반에 걸쳐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업계는 버베인과의 소송을 주요 변수로 지목한다. 버베인은 지난 2월 텍사스 서부연방법원에 SK하이닉스 본사와 미국법인, 자회사 솔리다임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법원은 NPE에 우호적인 판결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진 앨런 올브라이트 판사가 재직 중인 곳으로, 과거 다수의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합의를 끌어낸 전례가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최대 로펌인 레이텀앤왓킨스를 선임하고 법적 절차에 착수했다. 사측은 조만간 소 각하 신청이나 특허 무효 심판 청구 등을 포함한 답변서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허 소송은 승패를 떠나 장기화할 경우 막대한 비용과 인력 소모를 유발한다. 과거 LG전자가 영국 NPE와의 소송에서 승소하기까지 10년이 소요된 사례처럼, 소송 과정 자체가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더욱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친(親)특허 정책 기조가 한국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물론 SK하이닉스가 방어에만 급급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미국 반도체 팹리스 기업 비상(Besang Inc.)과의 로열티 관련 국제중재에서 승소하며 약 97억 원 규모의 강제집행을 신청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도 거두고 있다. 또한 모노리식3D의 소송에 대해서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조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NPE 관련 소송은 반도체 업계에서 비교적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안”이라며 “현재 법정에서 다투고 있는 사안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이나 대응 방향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글로벌 NPE들의 특허 공세도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만큼, 개별 기업 차원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정부 차원의 법률 지원과 특허 방어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특허청도 최근 첨단기술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반도체 업계와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메디컬투데이 유정민 기자(hera20214@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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