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ADR인가”…SK하이닉스 둘러싼 최태원식 셈법

박성하 기자 / 기사승인 : 2026-05-28 08: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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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 연합뉴스)

 

[mdtoday = 박성하 기자] SK하이닉스의 미국 ADR 상장 논의가 단순한 자금 조달 방안을 넘어 SK그룹 지배구조 전반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AI 반도체 투자 확대와 글로벌 투자자 기반 확보가 목적이지만, 시장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기 지배구조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현재 SK그룹의 기업가치를 사실상 떠받치는 핵심 계열사로 평가된다.

배터리와 화학 업황이 둔화한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운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실적을 끌어올리면서, 그룹 내 현금창출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증권가에서는 “지금의 SK그룹은 사실상 SK하이닉스 그룹에 가깝다”는 말까지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ADR 추진의 진짜 초점이 투자재원 확보보다 밸류에이션 재평가에 있다고 본다.

국내 증시에서는 저PBR 구조 속에 반도체 기업 가치가 낮게 평가받고 있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AI 인프라 기업으로서 더 높은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의 가치 상승은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NAV) 확대와도 직결된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약 2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기업가치의 상당 부분이 하이닉스 지분에서 나온다.

결국 SK하이닉스 재평가는 SK스퀘어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지주사 SK와 최 회장의 지배력 안정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이번 움직임을 두고 “AI 투자라는 명분 아래 지배구조 재평가 작업이 함께 진행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최 회장은 최근 몇 년간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에너지 사업을 축으로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을 주도해 왔다. 과거 통신과 정유 중심이던 SK그룹의 무게중심이 AI 인프라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다만 시선이 모두 우호적인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쟁점은 신주 발행 가능성이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시장에서 새 주식을 발행하면 기존 국내 주주의 지분 희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현금이 부족한 기업도 아닌데 왜 굳이 신주 발행 방식이어야 하느냐”는 반응도 나온다.

최근 대규모 자사주 소각에 나선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정부의 밸류업 기조에 맞춰 주주환원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ADR 추진을 검토하는 데 대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자사주를 소각해 주당가치를 높인 뒤 다시 신주를 발행하면 희석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시장은 이번 논란의 본질이 ADR 찬반 그 자체가 아니라고 본다.

AI 시대 최대 수혜주로 올라선 SK하이닉스의 가치 상승이 누구에게 가장 큰 이익으로 돌아가느냐가 핵심이라는 해석이다.

기존 국내 주주인지, 미국 투자자인지, 혹은 그룹 지배구조 정점의 대주주인지를 둘러싼 시각차가 커지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메디컬투데이 박성하 기자(applek9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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