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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계영 교수 (사진= 건국대병원 제공) |
[mdtoday = 김미경 기자] 고통스러운 조직 검사 없이 폐세척액만으로 폐암 유전자 변이를 확인해 항암 치료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연구 성과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건국대병원 정밀의학폐암센터장 이계영 교수가 개발한 ‘폐세척액 액상생검(BALF Liquid Biopsy)’ 기술이 국제 폐암 전문 학술지 《중개 폐암 연구(Translational Lung Cancer Research, TLCR)》로부터 ‘최다 피인용 논문상(Most Cited Paper Award)’을 수상했다. 해당 논문은 웹 오브 사이언스(Web of Science) 핵심 컬렉션 기준 총 39회 인용을 기록하며 학계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폐암 치료의 핵심은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유전자 변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변이가 확인된 환자는 기존 항암화학요법 대신 표적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표준 검사법인 조직 검사는 폐 깊숙한 곳의 조직을 채취해야 하므로 환자에게 상당한 신체적 부담을 준다. 이계영 교수는 “최근 증가하는 초기 폐선암 진단에서 수술적 조직 검사는 환자에게 쉽지 않은 과정”이라며 기존 방식의 한계를 지적했다. 혈액을 이용한 혈장 cfDNA 검사 역시 종양 DNA 농도가 낮고 반감기가 짧아 민감도 측면에서 한계가 존재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폐세척액 액상생검은 기관지내시경 검사 시 종양 부위에서 채취하는 기관지폐포세척액(BALF)을 활용한다. 이 교수는 “기관지폐포세척은 폐암 진단을 위해 이미 시행하는 절차”라며 “별도의 추가 침습 없이 채취한 세척액만으로 유전자 검사를 병행할 수 있어 환자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세척액 내 세포밖소포체(EV)에 주목했다. 암세포가 방출하는 나노미터 크기의 이 입자는 모세포의 유전 정보를 담은 DNA를 포함하고 있으며, 종양 미세환경에서 혈액보다 훨씬 높은 농도로 존재한다.
연구팀은 2016년 10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비소세포폐암 환자 137명을 대상으로 해당 기술의 유효성을 검증했다. 특히 병기가 진행될수록 정확도는 더욱 높아졌다. 조직 전이가 동반된 4기 환자군에서는 조직 검사로 확인된 EGFR 변이 양성 환자 31명을 모두 찾아냈을 뿐 아니라, 조직 검사에서 음성이었던 6명에게서도 추가로 변이를 탐지했다. 이는 종양 부위에서 직접 채취한 검체가 혈액이나 소량의 조직보다 종양 DNA를 더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연구팀은 폐세척액에서 DNA를 효과적으로 분리하는 추출 키트를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획득했다. 또한, 추출된 DNA를 이용해 EGFR 유전자 변이를 검출하는 키트 역시 식약처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이 교수는 “진행성·전이성 폐암 환자 중 조직 확보가 어렵거나 검체량이 부족한 경우 이 방법이 실질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수상 논문은 폐세척액 액상생검 기술을 학술적으로 입증한 선도 연구로 평가받는다. 이후 연구팀은 대규모 후속 연구를 통해 민감도 97.8%, 특이도 96.9%라는 높은 정확도를 재확인했으며, 전향적 임상 2상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등 임상 현장 적용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계영 교수는 대한폐암학회 이사장, 한국세포밖소포체학회장 등을 역임하며 폐암 비침습 정밀 진단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sallykim011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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