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Olleh", KT 근로자는 '죽을맛'

김민정 / 기사승인 : 2010-02-08 19: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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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 어기며 10시간 이상 근무, KT 보호지침 '전무'



지난 8일 KT는 통신업계 최초로 24시간 매장을 오픈했지만 야간 교대근로자는 심혈관질환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취객의 폭력으로 부터 보호받지 못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씨방·편의점에서 야간근무를 했던 김모(여·29)씨는 두달 동안 살이 5kg이나 찌고 당 수치는 2배 올랐다. 김 씨는 야간근무가 근로자의 건강을 심대하게 해쳐 병원 등 공익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아니면 되도록 야간 근무가 자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씨는 “KT가 야간 대리점을 연다는데 직원들의 건강문제, 취객들로부터의 폭력문제까지 해결하진 못할 것”이라며 “새벽까지 통신업체 대리점을 여는 나라가 어디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KT는 종각역 부근에 24시간 오픈 1호점을 개설해 단말 개통예약, 요금수납, 청구·수미납 정보조회, 분실 신고, 핸드폰 구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내놨을 뿐 실질적으로 일을 하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야간 근무는 수면장애로 인한 각종 질환에서 자유롭지 못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며 이미 유럽, 일본 등지에서는 야간 근무가 지양되는 상황이다.

특히 산업의학과 전문의들은 수면박탈로 인한 식욕증가 및 인지능력 손상, 심혈관질환, 대사성 질환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하대학교병원 산업의학과 임종한 교수는 “야간근로자는 생체 리듬이 파괴돼 면역기능 저하 현상을 겪고 여성의 경우 유방암의 발병률 또한 높다”며 “심혈관 질환, 비만 및 대사성 질환에 걸릴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KT 24시간 매장에서는 3명이 이틀에 한 번 돌아가며 하루 10~12시간 야간근무를 하며 이는 현행법상 1주 40시간, 1회 8시간으로 규정돼있는 근로조건을 어긴 것이다.

특히 선진국에서는 야간 근무시간에 대해 철저한 규제를 가하고 동시에 야간 근로자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각종 지침을 내리고 있다.

2007년 세계보건기구의 국제암연구소는 교대근무를 암을 일으키는 물질로 지정한 바 있고 최근에는 덴마크에서 야간 근무가 잦은 스튜어디스의 유방암을 직업병으로 인정했다.

또한 독일 노동법에서는 야간근무 노동자의 고용 전후 적어도 3년에 한번씩은 노동의학적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했다. 만 50세 이상인 노동자의 경우 건강검진기간은 1년에 한번씩으로 축소되며 모든 비용은 사측이 부담한다.

반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2008년 내놓은 교대 작업자의 보건관리지침은 야간 근로자를 위한 건강검진 규정이 없는 등 형식적 차원에 머물러 문제는 시정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우리 나라에 24시간 영업하는 통신업체 대리점까지 등장한 만큼 야간 근무에 대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여성환경연대는 지난해 토론회를 통해 “24시간 속도사회는 에너지를 과소비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국민건강을 악화시킨다”며 “특히 야간근무와 장시간 노동은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를 비롯해 노동 약자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이들의 경우 직업병으로 인정받기도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한인임 연구원은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돼있음에도 서비스의 질을 위해 24시간 오픈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는 소리가 아니다”며 “결국 이윤구조를 위해 근로자를 몰아세우는 것 아니겠느냐”고 꼬집어 말했다.

이처럼 야간 근로자에 대한 반론이 거센 가운데 KT는 고객 서비스를 위해 야간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고객을 위한 결정이었고 앞으로 추이를 지켜봐 야간 대리점을 확대할 방침”이라며 “24시간 운영하는 사업체가 한 둘도 아니고 통신 업체도 이윤을 추구하는 업체인데 야간 대리점을 열어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잘못인가”라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정 (sh1024h@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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