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인력 확충 빠진 ‘필수의료 지원대책’ 연일 뭇매…미봉책 그치나

이재혁 / 기사승인 : 2023-02-06 07: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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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살릴 해법은 공공의료기관 설립과 인력확충
충원 인력의 공공적 배치 필요성도 제기
政, 의료계와 협의 통해 구체적인 인력확보 이행방안 마련
▲ 필수의료 지원대책 추진방향 및 주요과제 (사진=보건복지부)

 

[mdtoday=이재혁 기자] 구체적인 의사인력 확보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공공의료 강화 대책은 찾아볼 수 없는 정부의 필수의료 지원대책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1일 필수의료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전 국민이 언제 어디서든 골든타임 내 중증‧응급‧분만‧소아 진료를 제공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이번 대책의 목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역 완결적 필수의료 제공이 가능하도록 관련 전달체계를 보완하고, 공공정책수가 도입 등 건강보험 보상체계를 개편하며, 충분한 의료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다만 적정 필수의료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정부는 구체적인 의사 증원 계획을 제시하진 못했다. 복지부는 최근 대한의사협회와 의료현안협의체 논의를 시작했다고 언급하며 의료계와 의정협의를 통해 구체적 이행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을 뿐이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는 정부의 필수의료 지원 대책을 비판하며 의대 신설과 함께 공공의료 강화를 촉구했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선 수가인상이 아닌 공공의료기관 설립과 인력확충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특히 이들은 의료 인력을 단순히 늘리는 것 뿐만 아니라 늘리는 방법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민간 중심 의료 인력 양성‧배치 정책은 해법이 될 수 없다는 것.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지금도 흉부외과 등 필수과 전문의 상당수가 배출돼 개업의로 일하고 있고, 10만여 활동의사 중 약 3만 명이 피부‧미용‧성형에서 일하는 현실에서 보듯이 의사 수 증원을 넘어 배치가 중요하다”며 “공공의대를 신설하거나 국립의대에 50%를 국비 장학생으로 뽑아, 공공의료기관과 필수의료과 진료를 의무화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공공의료기관을 늘리고 인력을 공공적으로 양성, 배치해야한다는 것이 이들의 견해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우리나라의 공공병상 비중과 인구 당 공공병상 수는 모두 OECD 꼴찌 수준인데도 국립중앙의료원 신증축 규모를 축소하고, 공공병원 민간위탁을 시도하는 등 공공의료를 짓밟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지금이라도 공공병원에 대한 축소‧민영화 시도를 중단하고 코로나 진료 대응에헌신하느라 경영악화에 시달리는 공공병원들을 지원해 정상화할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공공의료기관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필수의료 지원 대책의 해답이 의사 정원 확대와 의대 신설에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필수의료, 지역 간 의료격차 극복을 위한 의사 증원과 의대 신설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없어 매우 유감”이라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 지역 의대 신설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전국 평균 2.04명, 서울 3.14명인 것에 비해 1.67명에 불과한 전남의 의료 불평등 및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남권 의대 신설과 이를 위한 의사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

김 의원은 “복지부는 지금 당장 의사 정원 확대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확대된 의사 정원 중 전남권 의대 신설 몫으로 명확히 배정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의대 신설 관련 내용으로 정부 대상 5분 발언과 상임위원회에서 집중적으로 따져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논평을 통해 정부의 대책에 공공의료 인프라 및 의사인력 확충 계획 등 알맹이가 없고, 지불제도의 혁신적인 개편 없는 수가 퍼주기에 불과하다며 날을 세웠다.

강 의원은 “일부 진료과목의 수익구조를 더 높여주는 것은 또 다른 편중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지역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행위기반 지불제도의 획기적인 개편, 의사인력 확충 계획이 포함된 국가 비전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러한 의료 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강화 요구가 실제로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정부와 의협이 바라보는 의대정원 논의 시점이 엇갈리고 있다.

필수의료 지원정책 발표 당시 복지부 임인택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의료현안협의체의 구체적 논의 사항은 2020년 9월 4일 의정 간 코로나 안정화 시기에 논의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던 과제들이 있다”며 “그 과제 중 하나가 의대 정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9.4 의정합의에 기초해서 논의하기로 했던 부분들을 논의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어젠다의 논의 순서, 방법, 규모 관련해서는 추후 논의를 통해 결정되는 대로 국민들께 알려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의협은 지금의 의료현안협의체와 의정합의의 연장선상에서의 협의 재개는 별개임을 분명히 했다.

의협 김이연 홍보이사는 “(정부의 필수의료 지원대책은)지난해부터 가동한 필수의료 살리기 협의체에서 반년 가까이 논의를 해 온 결과”라며 “지금 해결해야 될 문제에 대해서 소통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기존의 의료전달 체계를 더욱 원활히 하고 현재 구멍이 난 부분들을 메꿔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재원이 확보가 된다면 우선적으로 투입해야 할 부분이 의대증원이라고 보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더해 공공의료의 중심축인 국립중앙의료원은 신축‧이전 사업 규모와 예산이 삭감돼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

NMC 전문의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기재부에서 축소한 예산으로는 NMC의 미충족 필수의료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며 “의료적 재난 상황 시에 미충족 필수의료 대응을 제대로 하고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지방 의료 격차를 해소하는 중심기관으로서 적정 진료를 하기 위해서는 본원 800병상을 포함한 총 1000병상 이상 규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문의협의회는 정부를 향해 NMC가 미충족 필수의료 및 의료안전망을 지킬 수 있는 병원으로 기능할 수 있게 하는 제대로 된 현대화 사업을 추진할 것을 촉구하는 대국민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dlwogur9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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