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담배회사 상대 '533억 손배소' 항소심 패소

박성하 기자 / 기사승인 : 2026-01-15 15:5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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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담배 결함·인과관계 모두 불인정
▲ 서울고등법원 민사6부(재판장 박해빈)는 15일 건보공단이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을 상대로 낸 533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mdtoday=박성하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 제조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6부(재판장 박해빈)는 15일 건보공단이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을 상대로 낸 533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이번 사건은 건보공단이 흡연으로 폐암·후두암 등을 진단받은 가입자들의 치료비를 지급한 데 대해 담배 제조·판매사들이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며 2014년 제기한 소송이다. 공단은 2001년부터 2010년 사이 폐암과 후두암 진단을 받은 흡연자 3465명에게 지급한 치료비 약 533억원을 담배회사들이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 법원은 담배회사들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며, 공단의 주장을 받아드리지 않았다. 공단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공단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먼저 공단이 지급한 보험급여에 대해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보험자로서 부담하는 법정 급여에 해당할 뿐, 담배회사들의 불법행위로 공단의 고유한 법익이 침해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단을 직접적인 피해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담배에 제조물 책임법상 결함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니코틴 함량 저감, 무첨가 담배, 천공필터 등과 관련해 더 안전한 합리적 대체설계가 존재한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에 대한 경고 역시 오랜 기간 사회적으로 알려져 왔다는 점에서 표시상 결함이나 설명의무 위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흡연과 폐암·후두암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역학적 상관관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개별 환자의 질병 발생 원인이 흡연이라는 점까지 바로 추정할 수는 없다”며 개별적 인과관계 입증이 부족하다고 봤다.

 

판결 직후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과학과 법의 괴리가 크다는 점을 다시 느꼈다”며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에 대해 여전히 유보적인 판단이 내려진 것은 비통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재판 결과와 향후 전략에 대해서는 “새로 한다는 각오로 전략을 다양하게 구사하면서 제대로 한번 싸워보겠다”고 밝혔다.

 

 

반면 담배업계는 재판부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판결 직후, 피고 담배회사 가운데 한 곳인 KT&G는 “재판부의 합리적인 판단을 존중한다”며 “이번 판결은 그간 법원이 견지해 온 일관된 판단을 재확인한 것으로, 법리와 사실관계에 충실한 판결”이라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박성하 기자(applek9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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