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비교의 대상이 아니다…개개인 맞춤 치료가 중요한 이유

최민석 기자 / 기사승인 : 2026-05-22 13: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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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today = 최민석 기자] 최근 들어 자신의 치료를 판단할 때 의학적 근거보다 주변 사람 경험담에 의해 더 쉽게 흔들리는 사례가 많다. 심지어 같은 질환을 앓는 다른 사람과 자신의 치료를 지나치게 비교하며 스트레스 받는 경우도 다반사다. 왜 나는 약을 하루 두 번 먹는데 다른 사람은 한 번만 먹는 것인지, 왜 나는 약이 더 많고 강도가 높은 것인지 등의 질문이 대표적인 사례다. 문제는 이 질문이 단순한 궁금증을 넘어 치료의 불신, 잘못된 판단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의학에서 중요한 원칙 중 하나로 개인 맞춤형 치료를 꼽을 수 있다. 같은 고혈압 환자라도 나이, 성별, 체중, 동반 질환, 혈압 변동 패턴, 장기적인 심혈관 위험도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단순히 혈압 수치 하나만 보고 약의 종류나 복용 횟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전체 상태를 종합해 치료 강도 및 방향을 정해야 한다.
 

▲ 정한샘 원장 (사진=정한샘내과 제공)

예를 들어 어떤 환자는 하루 한 번 약 한 알로 충분히 혈압이 조절되기도 하지만, 어떤 환자는 목표 혈압에 도달하기 어려운 경우 여러가지 약을 써야될 수도 있고, 복합제를 사용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차이는 잘못된 치료가 아니라 각 환자에게 맞춘 치료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주 남과 비교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약이 적다고 해서 내 치료가 과한 것은 아니다. 또한 다른 병원에서 약을 줄였다고, 늘렸다고 해서 현재의 치료가 틀렸다고도 보기도 어렵다. 환자의 상태와 결과에 맞춘 최선의, 최적의 치료를 하고자 누구나 노력하게 때문이다. 치료를 비교의 관점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 가장 큰 손해를 보는 사람은 결국 환자 본인이다.

의학은 느낌이 아니라 근거로 판단해야 한다. 특히 심혈관질환이라면 더욱 그렇다. 일례로 가슴 통증이 느껴질 때 협심증 응급약이라고 알려진 니트로글리세린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 주변에서 비상약이라고 먹어보라고 권해서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후 가슴 통증이 나아진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경우 협심증이 치료된 것으로 쉽게 판단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는 위험한 오해다. 니트로글리세린이 관상동맥뿐 아니라 전신 혈관을 확장시키는 약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복용 시 식도 경련, 일부 근골격계 통증, 긴장성 흉통 등에서도 일시적인 완화 상태를 보일 수 있다. 즉, 약에 반응했다는 사실만으로 가슴 통증 원인을 무작정 협심증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실제로 협심증 진단은 단순 증상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운동부하검사, 심장 CT, 심근관류검사, 필요시 관상동맥 조영술 등 여러 평가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 전형적인 흉통을 호소하더라도 실제 관상동맥질환이 확인되는 비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즉 흉통이 곧 협심증이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정한샘내과 정한샘 원장은 “두통과 혈압의 관계에서도 비슷한 오해가 반복된다”며 “두통이 심해 혈압을 쟀더니 160mmHg가 나왔고, 주변에서 받은 혈압약을 먹은 뒤 두통이 좋아졌다면 나는 고혈압 때문에 두통이 생긴다고 믿기 쉽다. 그러나 두통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혈압이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일이 흔하다. 혈압이 두통을 만든 것이 아니라 두통이나 긴장이 혈압을 올렸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극심한 고혈압 위기 상황 속에서 두통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외래 환자 수준에서 두통을 곧바로 고혈압 때문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대부분의 고혈압은 특별한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을 먹고 좋아졌다는 개인적 경험은 매우 강하게 작용하기 마련이다. 어떤 사건 뒤에 다른 일이 발생했다고 해서 두 사건 사이에 반드시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은 이를 쉽게 연결해 받아들인다. 이러한 오인된 인과관계는 불필요한 약물 복용, 잘못된 자기 진단, 치료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경험담이 주변 사람들에게 전달되며 잘못된 건강 정보로 퍼진다는 점이다. “이 약 먹으니까 괜찮더라”, “나는 이렇게 해서 나았다” 등의 말은 선의에서 나온 조언일 수 있지만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 효과가 있었던 방법이 다른 사람에게도 안전하고 적절하다는 보장은 없다.

결국 기억해야 할 핵심은 건강에 대해 남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정 원장은 “같은 질환이라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 접근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치료를 평가할 때는 남과 비교해 맞다, 틀리다가 아니라 나에게 적절한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검증되지 않은 경험이나 주변의 조언보다 의학적 근거와 전문가의 판단을 신뢰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은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 각자의 상태에 맞춰 관리해야 하는 개인화된 영역이다. 이 원칙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오해와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최민석 기자(biz@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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