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today = 박성하 기자] 여름철을 앞두고 체중 감량이나 바디프로필 촬영을 목적으로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돌입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술자리에 참석하기 위해 굶거나, 음주 후 살이 찔 것을 우려해 극단적인 단식과 과도한 운동을 일삼는다면 이는 단순한 다이어트가 아닐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알코올 의존과 섭식장애가 결합한 위험한 상태일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알코올 사용 장애를 치료하는 임상 현장에서는 섭식장애를 동시에 앓고 있는 환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특히 여성 환자들의 경우, 체형 변화에 대한 극심한 불안감으로 인해 음식 섭취는 극도로 제한하면서도 술은 끊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 나아가 음주 이후 밀려오는 죄책감 탓에 굶기, 폭식, 구토, 무리한 운동을 되풀이하는 악순환에 빠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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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민철 원장 (사진=다사랑중앙병원 제공) |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기관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안민철 원장은 “체중 조절을 위한 노력과 섭식장애는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라며 “섭식장애는 단순히 잘못된 식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전문적인 의학적 치료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명백한 정신질환”이라고 지적했다.
신경성 식욕부진증(거식증)이나 폭식증 등을 아우르는 섭식장애는 생물학적 요인,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완벽주의적 성격,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알코올 문제까지 겹치게 되면 음식과 술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해 단식과 폭식, 음주와 구토로 이어지는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진다.
특히 빈속에 마시는 술은 혈중알코올농도를 급격히 가중시켜 신체에 큰 무리를 준다. 영양 공급이 끊긴 상태에서 음주가 지속되면 영양실조, 탈수, 전해질 수치 이상 등 내과적 합병증 위험이 치솟으며, 알코올 독성으로 인해 간 기능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다. 더욱이 섭식장애는 우울증이나 불안 증세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자살 고위험군과도 연관성이 깊어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안민철 원장은 “술을 마신 다음 날 몸무게가 줄어든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체지방이 빠진 것이 아니다”라며 “알코올 성분이 유발하는 이뇨 작용으로 인해 몸속 수분이 일시적으로 빠져나간 착시 효과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를 다이어트 효과로 오인해 음주와 굶기를 반복하면 영양 불균형이 극대화된다”라며 “식사를 제한한 채 술을 마시는 버릇은 두 가지 질환을 동시에 악화시키는 최악의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숫자에 불과한 체중계 눈금에 연연하기보다는, 현재 자신의 음주 행태와 일상적인 식사 패턴이 망가지지 않았는지 객관적으로 돌아봐야 한다.
섭식장애 치료는 먼저 영양 상태를 점검하고 내과적 손상을 파악해 신체적인 안정성을 확보하는 단계부터 시작된다. 이후 왜곡된 신체 이미지 인식, 우울 및 불안 수치, 충동조절 능력, 알코올 의존도 등을 다각도로 평가한 뒤 인지행동치료, 약물 처방, 영양 재활 프로그램 등을 유기적으로 병행하게 된다.
안 원장은 “여성 알코올 환자들 중에는 체중 증가를 극도로 두려워해 밥은 굶어도 술은 마시는 사례가 매우 흔하다”라며 “겉보기에는 치열한 다이어트처럼 보일지 몰라도, 실상은 섭식장애와 알코올 중독이 동시에 진행 중인 위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안 원장은 “두 증상이 동반되면 인지적 왜곡과 중독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치료의 난이도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초기 단계에 발견해 적절한 의학적 개입이 이루어진다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으므로, 비정상적인 식사 및 음주 패턴이 반복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종합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성하 기자(applek9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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