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래가 오래 간다면? 폐가 보내는 위험 신호, 기관지확장증

김미경 기자 / 기사승인 : 2026-05-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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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today = 김미경 기자] 감기에 걸린 뒤 기침이 오래가는 사람은 흔하다. 대개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회복되지만, 몇 달째 가래와 기침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후유증으로만 넘겨서는 안 된다. 특히 누렇거나 초록빛 가래가 자주 나오고, 아침마다 가래를 뱉느라 힘들 정도라면 ‘기관지확장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름은 낯설지만 생각보다 흔하며, 한번 진행되면 완전히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 어려운 만성 폐질환이다.

기관지확장증은 말 그대로 기관지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고 망가진 상태를 의미한다. 정상 기관지는 공기가 지나가는 통로 역할을 하면서 점액과 이물질을 밖으로 배출한다. 그런데 반복적인 염증이나 감염이 생기면 기관지 벽이 손상되고 탄력을 잃는다. 이렇게 변형된 기관지에는 끈적한 가래와 세균이 쉽게 쌓인다. 결국 염증이 다시 생기고, 또 기관지가 손상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 손형우 원장 (사진=경희숨편한한의원 제공)

문제는 초기 증상이 너무 흔하다는 점이다. 대부분 “감기가 오래간다”, “비염 때문인가 보다”, “흡연해서 그렇겠지” 하고 넘긴다. 그러나 기관지확장증 환자들은 특징적으로 가래가 많다. 단순히 기침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 종일 가래를 뱉는다. 특히 아침에 심한 경우가 많고, 냄새가 나거나 고름처럼 진한 가래가 나오기도 한다. 피가 섞인 객혈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병이 진행되면 숨이 차고 폐렴이 반복되며, 체력 저하와 체중 감소까지 이어질 수 있다. 

 

많은 환자들이 “기관지가 늘어났다면 다시 줄일 수 있느냐”고 묻는다. 안타깝게도 이미 손상된 기관지를 완전히 정상으로 되돌리기는 어렵다. 따라서 치료의 핵심은 병의 진행을 늦추고 악화를 막는 데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래를 효과적으로 배출하는 것이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호흡 재활이나 체위 배출법을 시행하면 도움이 된다. 필요에 따라 가래를 묽게 하는 약이나 기관지확장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세균 감염이 악화되면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며, 반복 감염 환자에서는 장기간 저용량 항생제를 유지하기도 한다.

운동도 중요하다. 숨이 차다고 움직이지 않으면 폐 기능은 더 빠르게 떨어진다. 자신의 상태에 맞는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면 가래 배출과 폐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 독감과 폐렴구균 예방접종 역시 필수적이다. 감염 자체가 급성 악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흡연자는 반드시 금연해야 하며, 미세먼지나 대기오염 노출도 줄이는 것이 좋다.

 

경희숨편한한의원 대구반월당점 손형우 원장은 "기관지확장증은 단순히 '기침이 좀 오래가는 병'이 아니라, 반복적인 폐 손상으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만성질환"이라며 "조기에 발견해 꾸준히 관리하면 폐 기능 저하를 상당 부분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수개월 이상 가래 섞인 기침이 지속된다면 나이 탓이나 감기 후유증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 그것이 폐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sallykim011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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