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라이프, 자금세탁방지 관리 미흡…금감원 고객확인 의무 위반 적발

유정민 기자 / 기사승인 : 2026-03-05 1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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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라이프생명)

 

[mdtoday = 유정민 기자] 대형 생명보험사인 KB라이프생명이 자금세탁방지(AML) 의무 이행 부실과 고객확인 절차의 허점을 드러내며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이번 사안은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합병 이후 조직 통합 과정에서 발생한 내부통제 공백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KB라이프생명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 자금세탁방지 및 고객확인 의무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전직 준법감시인에게 ‘주의 상당’의 제재를 내렸다. 다만, 위반 사례가 합병 초기 전산 시스템 통합 과정에서 발생한 점을 참작하여 회사 차원의 기관 제재는 부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KB라이프생명은 2022년 1월부터 2024년 2월까지 고객의 자금세탁 위험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부적절하게 운영했다. 특히 시스템 설계상의 오류와 모니터링 미흡으로 인해 일부 고객에 대한 위험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 고위험 고객을 식별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고위험군 고객에 대한 관리 부실이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KB라이프생명은 대량의 현금 거래가 빈번한 대부업자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지정한 고위험 국가의 외국인 고객 수십 명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수억 원대 규모의 보험약관대출 등 금융거래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산의 원천을 확인하는 ‘강화된 고객확인(EDD)’ 절차를 생략한 사실이 확인됐다.

 

금감원 측은 의심스러운 거래 모니터링 부실과 관련하여 "거래 추출 기준의 유효성에 대한 구체적인 점검 절차를 마련하고 주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고액 현금 거래 보고를 회피할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분할 거래를 효과적으로 식별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체계를 즉각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KB라이프생명의 내부통제 위기는 본사뿐만 아니라 자회사로도 확산되는 모양새다.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KB라이프파트너스는 최근 부당 승환계약 체결 및 허위 보험계약 모집 등의 행위로 기관주의와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조사 결과, KB라이프파트너스는 2023년 7월부터 약 1년간 모집한 신계약 중 6,416건에 대해 동종·유사 상품의 비교 설명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만 건 이상의 신계약이 체결되는 동안 내부 점검은 분기별 단 2건에 그치는 등 조직 관리 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보험업계에서는 통합 3년 차를 맞이한 KB라이프생명이 외형 성장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내실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에는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회사의 근간인 신뢰와 직결되는 자금세탁방지 규정 위반이 확인된 만큼, 전사적인 시스템 재점검과 강도 높은 인적·물적 쇄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KB라이프생명 관계자는 "금감원이 지적한 사안은 합병 이전 시점에서 발생한 사항으로, 통합 이후에는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시스템을 고도화했다"며 "지적된 과태료는 올해 상반기 이미 납부를 완료했으며, 현재는 강화된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기반으로 내부 통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유정민 기자(hera20214@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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