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 주세요!"…알프스디 권하는 약국, 왜?

곽도흔 / 기사승인 : 2008-08-02 01:2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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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약국, 판매 1위 제품 없는 경우 빈번…미끼상품 부담 탓 최근 일부 약국에서 마진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박카스’를 판매하지 않아 소비자의 선택권을 약사들이 원천적으로 박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여름철 가장 많이 찾는 자양강장제, 소화제, 벌레물림치료제 등의 경우 각 제품별 시장 점유율 1위인 약들을 약국에서 종종 구입하기 어려워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약국마다 판매하는 약이 다르다?

대학생 A씨는 시험기간에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피로함을 풀려고 가까운 약국으로 가서 박카스를 구입하려 했다. 그러나 약사는 ‘박카스’는 없고 ‘알프스디’가 있는데 맛은 비슷하다며 구입을 권했다.

A씨는 인기상품으로 알고 있는 박카스가 없는 약국도 이상했지만, 별 차이가 없다며 다른 제품을 권하는 약사의 태도에도 당황스러웠다.

직장인 B씨는 점심 먹은 게 체했는지 소화가 잘 되지 않아 회사 근처 약국에 가서 소화제를 구입했다. 그는 평소 먹던 ‘훼스탈’을 원했지만 약사는 훼스탈은 판매하지 않는다며 ‘베아제’를 내밀었다.

최근 동네약국에서 각 질환별로 시장점유율 1위인 제품이 없는 약국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A,B씨의 경우처럼 자양강장제 1위인 박카스를 팔지 않는 약국, 소화제 1위인 훼스탈을 팔지 않는 약국 등이 있는 것이다.

동아제약에 따르면 서울 시내 약국 중에서 박카스를 취급하는 약국은 전체 5321곳 중 4790곳으로 약 10% 정도가 박카스를 취급하지 않고 있다. 우리 주변 약국 10곳 중 1곳은 박카스를 팔지 않는다는 얘기다.

소화제나 벌레물림치료제의 경우는 박카스 독주로 이뤄진 자양강장제 시장보다는 덜하지만 점유율이라든지 광고 노출에 따른 마진의 차이로 대체약이 판매되고 있다.

◇ 박카스 왜 안 팔까?

제약업체와 약국가에서는 이같은 일들이 약국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우선 박카스처럼 TV나 신문광고 등을 많이 하는 제품일 경우 그에 상응하는 만큼 약가가 높게 매겨지기 일쑤다. 따라서 이런 높은 가격을 대량 판매로 마진을 남기거나 마진이 남지 않아도 손님을 유혹하는 ‘미끼상품’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제약업계와 약국가에 따르면 박카스는 흔히 미끼상품이라고 불린다. 미끼상품이란 드링크 등 저가의 약을 마진 없이 판매해 손님을 유인한 뒤 다른 약국에서는 별로 팔지 않는 고가의 약을 사도록 하는 제품을 뜻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은 방법은 대형약국에만 해당될 뿐 소규모인 동네약국에서는 비싼 약가가 부담이 되고 어쩔 수 없이 비슷한 성분 또는 효능을 가진 약을 구비해놓고 판매하는 것이다.

부평구약사회 송종경 회장은 “박카스의 경우는 판매가격이 문제가 된다”며 “대형약국에서는 미끼상품으로 500원 정가인 박카스를 300원 등 낮은 가격에 판매해 손님을 끌지만 동네약국에서는 이런 꼼수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동네약국에서는 박카스를 500원에 파는데 다른 지역의 대형약국에서는 300원에 판매할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동네약국이 바가지를 씌운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동네 약국들은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아예 박카스 대신 다른 자양강장제를 권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동네약국에서도 마진은 안 남지만 원하는 소비자들이 있기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 미끼상품 마케팅 속 기형적인 가격 논란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약을 구입하고자 할 때는 먼저 기존 광고나 점유율에 의존하기보다는 약사의 복약지도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자양강장제나 소화제의 경우 당장 응급처방식의 피로회복이나 소화를 위해서 약을 먹기보다는 자신의 몸 상태를 충분히 파악한 상태에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대형약국이 ‘미끼상품’ 마케팅의 유혹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물론 자유시장경제 하에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방편일 수도 있지만 환자의 접근성을 생각한다면 동네약국을 위한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

중랑구의 한 약사는 “박카스가 대형약국에서는 ‘미끼상품’이라면 동네약국에서는 주력상품일 경우가 있다”며 “어차피 다른 고가의 약을 팔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박카스와 같은 종류의 자양강장제인 알프스디를 생산, 판매하는 동화약품 관계자는 “10년 전만 해도 알프스디 판매량이 전체의 20~30%였던 시절이 있었다”며 “현재 박카스의 독주체제가 기형적인 가격 판매 논란을 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곽도흔 (kwakdo9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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