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today = 최민석 기자] 치과 진료실의 풍경이 지난 10여년 사이 크게 바뀌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본뜨기’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끈적한 인상재를 트레이에 담아 입에 무는 전통적 방식은, 작은 카메라 형태의 3D 구강스캐너로 빠르게 대체되는 추세다.
구강스캐너는 구조광(structured light) 또는 공초점(confocal) 방식을 이용한다. 미세한 광 패턴을 치아 표면에 투사하고, 반사되는 빛을 카메라가 초당 수십~수백 프레임으로 포착해 3차원 좌표로 재구성하는 원리다. 최신 장비의 측정 정확도는 수십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인상재가 굳는 과정에서 생기는 수축이나 모형 제작 중 발생하는 오차를 거의 없앤다. 인상 채득 단계의 오차가 줄면 보철물의 적합도가 높아지고, 변연 누출이나 이차 우식의 위험도 함께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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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정훈 원장 (사진=서울스마트치과 제공) |
치의학적으로 더 중요한 변화는 외과 수술 영역에서 일어났다. 구강스캐너로 얻은 치아·잇몸 표면 데이터와 콘빔CT(CBCT)로 얻은 골조직·신경관·상악동 등 내부 해부 구조 데이터를 하나의 3D 모델로 정합(matching)할 수 있게 되면서, 임플란트 수술은 ‘경험에 의존한 시술’에서 ‘사전 계획된 시술’로 옮겨가고 있다.
시술 전 컴퓨터 상에서 가상의 임플란트를 환자의 해부 구조 위에 미리 배치가 가능해졌다. 하치조신경관과의 안전 거리, 상악동저까지의 잔존 골량, 인접 치근과의 간섭, 최종 보철물 형태에 맞춘 식립 각도 등을 수치로 확인한 뒤,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술용 가이드(surgical guide)를 3D 프린팅으로 제작한다.
가이드를 활용한 수술에서 보고되는 임상적 이점은 우선 계획된 위치와 깊이를 벗어나지 않도록 드릴 경로가 물리적으로 제한돼 신경 손상·상악동 천공 같은 합병증 위험이 감소된다.
최소 절개(Flapless) 수술도 가능하다. 잇몸을 광범위하게 열지 않고도 정확한 식립이 가능해, 출혈·부종·통증·회복 기간이 줄어든다. 위치·각도 오차 최소화도 장점이다. 자유수기(freehand) 식립과 비교해 식립 정확도가 유의하게 향상된다는 연구가 다수 보고됐다.
전악 임플란트처럼 복잡한 케이스에서 사전 시뮬레이션이 결과의 일관성을 높여 무치악·완전 보철 환자에서의 예측 가능성도 향상됐다.
3D 스캔 데이터는 임플란트 외에도 여러 영역에서 활용된다. 투명교정은 스캔 데이터를 기반으로 단계별 장치를 설계·제작하며, CAD/CAM 보철은 크라운·인레이·라미네이트를 디지털 데이터로 설계해 밀링·프린팅한다. 교정 진단에서는 치아 이동량을 디지털로 계측해 치료 계획의 객관성을 높일 수 있고, 소아 환자에서도 본뜨기에 대한 거부감 없이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
디지털 데이터는 영구 보관과 비교도 용이하다. 동일 환자의 과거·현재 구강 상태를 중첩해 마모도, 잇몸 퇴축, 교정 후 안정성 등을 정량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는 점도 임상에서 의미가 크다.
김해 서울스마트치과 배정훈 원장은 “디지털 장비가 정확도를 높여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엇을, 왜,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여전히 임상의의 몫이다. 스캐너와 가이드는 술자의 진단 능력과 수술 경험을 대체하지 않으며, 데이터의 품질 역시 촬영 술자의 숙련도에 따라 달라진다. 디지털 워크플로우의 진정한 가치는 장비 자체보다, 그것을 다루는 임상의의 판단 위에서 발휘된다”고 강조했다.
치의학은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 환자가 더 편안하고 더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 반가운 흐름이다.
메디컬투데이 최민석 기자(biz@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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