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사, 원가 이하 혈장 판매 여전…5년간 487억 손해

이재혁 기자 / 기사승인 : 2021-10-14 18:2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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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이 “5년 걸친 국정감사 지적에도 적십자사, 복지부 대책 없어”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 (사진=김원이의원실 제공)

 

[메디컬투데이=이재혁 기자] 거듭되는 국정감사 지적에도 불구하고 대한적십자사가 원가에도 미치지 못한 헐값에 제약사들에 국민의 혈액을 판매하는 행태가 지속되고 있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적십자사 제출자료를 분석한 결과 적십자사의 손해액은 최근 5년간 48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국정감사에서 원가 이하 혈장 판매 문제에 대해 적십자사 회장이 직접 가격 조정을 약속했지만 아직 달라진 사실은 없었다.

김 의원이 적십자사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혈장판매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적십자사는 녹십자와 SK플라즈마 동결혈장 10만3953리터, 신선동결혈장 52만374리터, 성분채혈혈장은 42만7390리터를 공급했다.

공급단가 기준으로 약 1285억원의 수입이 발생했지만 적십자사가 제출한 원가 산출 자료에 대입하면 487억3751만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동안 적십자사는 국민의 헌혈을 통한 혈액의 44.0%인 289만4799리터를 의약품 원료를 만들기 위한 분획용 혈액으로 사용했다. 의약품 원료용으로 판매하는 분획용 혈장 판매를 포함해 최근 5년 동안 적십자사가 혈액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총 3조231억원이다.

적십자사의 공급단가와 ‘원료혈장 표준원가’를 비교하면 여전히 적십자사는 재료비·인건비·관리비가 포함된 원가의 65~77% 수준으로 제약사에 분획용 혈장을 공급하고 있었다. 김원이 의원실의 분석에 따르면 적십자사는 혈장 1리터 판매 시 동결혈장 6만846원, 신선동결혈장 4만9980원, 성분채혈혈장 3만8382원의 손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적십자사가 분획용 혈장을 원가에 비해 저렴하게 제약사에 판매하고 있는 사실은 지난 2017년 국정감사부터 제기된 사안이다. 2020년 국정감사에서 또 다시 문제가 제기됐고 적십자사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원가에 못미치는 분획용 혈장 관련 보도는) 2015년 연구용역에서 산출한 원가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것으로 실제 발생비용 등을 고려하지 않고 추산한 것이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적십자사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혈장 판매사업을 시작한 1994년 이래 원가의 개념도 없이 국민의 혈액을 제약사에 판매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적십자사 회장은 “훨씬 더 강력하게, 공급을 끊든가 하는 그러한 방법으로 가격을 조정해 보도록 하겠다”고 답변했지만 여전히 국민의 혈액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제약사에 공급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적십자사와 보건복지부는 서로에게 잘못을 떠 넘기며 정확한 원가 상정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현행 혈액관리법 제11조(혈액제제의 수가)에 따르면 혈액제제를 수혈용으로 공급하는 가격의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여 고시’하게 돼 있지만 분획용혈장 가격에 대해서는 법적 근거가 없어 적십자사-제약사간 가격협상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적십자사의 분획용 혈장 헐값판매는 코로나19 와중에 그 비율이 줄어들지 않았다.

김원이 의원이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혈액공급량(수혈용 및 분획용 구분, 분획용은 혈장 원료에 쓰임)에 따르면 2017년 전체 혈액량 중 46.0%를 차지하던 분획용 혈장은 2018년 45.6%, 2019년 43.7%의 비율을 보였으며 코로나 여파로 헌혈량이 줄어든 2020년에는 42.4%를 차지했고 2021년 8월 현재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채 여전히 40.9%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소중하고 귀한 마음으로 응한 헌혈이 적십자사와 제약사의 이익사업에 쓰이고 있고 국회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원가 개념도 없는 혈장 판매가 지속되고 있는 사실에 분노한다”면서 “국가가 직접 나서 혈액관리원 등 국가기관을 통해 혈액공급 및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기자(dlwogur9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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