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률 50%…신장장애인에게 죽음 강요하는 투석 치료 환경 문제없나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1-10-28 07: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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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룡 회장 "진료 가능한 병원 없어 신장장애인 2명 중 1명 죽는다"
▲투석병원이 없어 신장장애인 2명 중 1명이 죽어나가고 있다며, 신장장애인들이 야간투석병원 확충 등 투석병원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DB)
 

[메디컬투데이=김민준 기자] 중증 신장장애인들이 투석이 가능한 병원 부족으로 죽어가고 있다며 투석 가능 병원 확충 등 투석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김세룡 대한신장장애인협회 회장은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신규 등록되는 신장장애인은 8000명이나 실제로 증가하는 수는 4000명 정도로, 사실상 절반 이상의 신장장애인들이 투석병원 부족 등으로 투석을 받지 못해 죽어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대한신장장애인협회에 따르면 신장장애인은 ▲2017년 8만3562명 ▲2018년 8만7892명 ▲2020년 9만7530명 순으로 매년 4000~5000명씩 늘고 있지만, 투석병원·병상은 환자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환자들이 타 지역에서 투석을 받아야 하는 사례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었다.

 

▲투석병원 현황 (자료= 대한신장장애인협회 제공)

 

대표적으로 약 400명의 투석환자가 있는 충남 공주에서는 환자 절반이 대중교통을 통해 1시간 거리에 있는 세종·대전을 왕복하며 투석을 받고 있었고, 또한 328명의 투석환자가 있는 서귀포에서는 133명의 환자들이 투석병상이 없어 차로 30분 이상 제주시를 왕복하며 투석을 받고 있었다.

특히 수도권 3개 지역(인천 옹진, 경기 가평·과천)을 비롯해 ▲강원 고성·양양·인제·정선·평창·화천 ▲충남 서천·청양 ▲전북 무주·완주·진안·임실·장수 ▲전남 곡성·신안·장성 ▲경북 고령·군위·영양·울릉·의성·청도·청송·칠곡 ▲경남 고성·산청·창녕·함안·함양 등 총 32개 지역에는 투석병원 자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기존에 있던 투석병원이 폐업하면서 인근에 대체 가능한 병원이 없어 투석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 타 지역을 헤매야 하는 상황도 일어나고 있었다.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원도 태백·정선·영월 지역에서 인공투석실을 운영 중인 2개 병원 중 1곳이 폐업하면서 40명의 환자들이 최소 60km 이상 떨어진 투석이 가능한 병원으로 향해야 한다”며 ▲지방의 혈액 투석 의료실태 파악 ▲혈액 투석 보호제도 ▲지방 중대형 병원 인공신장실 의무화 등을 요구하는 글들이 여러 게재되고 있었다.

더욱이 협회 측이 공개한 지난해 4월 기준 ‘지역별 의료원 투석실 운영 현황’에 따르면 지방 공공의료원들이 투석실 폐쇄 또는 기존 이용자만 투석 가능 및 이용자 중 코로나19 격리자 발생 시 폐쇄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

 

▲지역별 의료원 투석실 운영 현황 (자료= 대한신장장애인협회 제공)

협회 관계자는 “신장장애인들은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하는 기저질환자들로, 코로나19 감염 시 치사율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의심환자를 위한 격리 투석실이 없으며, 대다수 민간병원은 격리 투석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아 환자들이 요독이 쌓여 사망하는 사례가 일어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한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유사 상황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어 자가 격리 투석환자를 위한 병원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지역 간의 편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공공의료에서 투석병원을 운영하는 등 민간 의료 이외 공공 의료에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야간 투석병원 확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세룡 회장은 “환자들이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수면을 취하며 치료를 받고 싶어도 야간에 인공신장실을 운영하는 병원이 없어 장애급여로 버티며 살아가야 한다”고 비참한 실상을 전했다.

실제로 직장생활을 하며 야간투석을 받던 A씨는 충주서 유일하게 야간투석을 운영하던 의원이 폐업하자 야간투석을 받지 못해 직장을 다닐 수 없어 생계를 위협받고 있었다.

 

2019년 6월에는 군산 지역에 야간투석병원이 없어 1시간 30분 이동해 야간투석을 받아야 하는 현실에 의료원만이라도 야간투석을 시행해 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야간투석을 실행하는 병원을 확충해야 한다”며, “권역별 야간투석병원 지정 등 투석 환경을 개선해야 하며, 일본처럼 1인 1실로 독립된 투석 치료환경도 마련해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대응 가능한 격리투석실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신장장애인들의 목소리에 정치권에서도 투석 환자들의 의료접근성 어려움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종성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투석 진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을 확인해 인공신장실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실태 파악도 주문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청원에 올라온 공공병원의 투석실 의무화 대해서도 논의해보겠다는 긍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투석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 부족 문제 해결 방안으로 지난해부터 시작한 '인공신장실 지원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지난 2020년부터 인공신장실 지원사업을 시범 운영 중으로, 현재 ▲전남 완도 ▲경북 울진 ▲강원 양구 등을 대상으로 의료기관 1개소를 지정해 인공신장실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 등의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 예산의 경우 정부안까지 확정된 상태로, 국회 통과만 남아있는 상태이며, 내년 초에 시범사업 대상을 추가 선정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의 계획이나 장기적인 로드맵 등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를 통해 계속 확인을 시도했으나, 담당자와 연락이 되지 않았다.

아울러 연락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인공신장실 관련 정책이 보건복지부 내 공공의료과와 의료기관정책과 등 여러 부서에 분산돼 있었으며, 부서 간 또는 같은 부서 내 직원들 간에도 인공신장실 관련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kmj633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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