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밀려난 말기암 환자‧가족…응급실 임종 2배 증가

이재혁 기자 / 기사승인 : 2021-11-22 07: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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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20년 1개 상급종합병원 사망 암환자 1456명 의료이용 분석 결과
서울대 김범석 교수 “돌봄의 연속성 고려한 체계 마련 절실”
▲ 코로나19 전후 말기암환자의 의료이용 변화 (자료=한국보건의료연구원 제공)

 

[메디컬투데이=이재혁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응급실에서 임종을 맞이하는 말기 암환자의 비중이 이전에 비해 두 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증상에 대한 관리 소홀은 물론 면회 차단에 따른 고립감과 독박 간병 등 환자와 가족 간 인간적 상처를 남기는 사례가 빈번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학교 혈액종양내과 김범석 교수는 19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주최 ‘코로나19 유행에서 관찰된 우리 사회의 약한 고리’ 심포지엄에서 말기 암환자와 가족이 겪는 말기 돌봄 문제에 대해 간병과 임종을 중심으로 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한 개 상급종합병원에서 2019년과 2020년 전체 암 환자의 의료이용량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사망한 암환자 1456명(2019년 752명, 2020년 704명) 의료이용을 분석한 결과, 표면화되지 않은 말기 암환자와 가족이 경험하는 간병과 돌봄에는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먼저 암환자의 임종장소로 적합하지 않은 응급실에서의 임종이 증가했다. 2019년 53명(7.1%)이던 응급실에서 사망한 암 환자 수는 지난해 99명(14.1%)으로 집계되며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사망 전까지 응급실에서 체류하는 시간도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며 호스피스 병상이 코로나19 전용 병상으로 전환됨에 따라 임종 증상에 이르러 준비되지 않은 채 다급하게 응급실을 찾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또한 임종 3일 전 섬망 증상을 경험한 환자는 2019년 10.9%에서 2020년 17.19%로, 같은 기간 승압제 사용 환자는 52.3%에서 59.2%로 증가했다.

호스피스 의뢰는 늘었음에도 심폐소생술은 증가했고(12.5%→16.3%), 혈액검사(81.1%→98.0%), 영상검사(60.4%→75.8%), 모니터링(86.8%→99.0%) 등도 늘어 2020년에는 대다수의 말기암환자에게 시행됐다.

이는 코로나19 전에 비해 코로나19 시기에 임종 전 증상관리가 잘 되지 않고 불필요한 의료행위가 다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2021년 9월부터 10월까지 말기암 환자 50명과 보호자(가족) 36명을 대상으로 심리사회적 문제 조사 결과, 코로나19는 가족간에 인간적 상처를 남기기도 했다.

병원에 입원한 경우 환자는 면회제한으로 버림받았다는 느낌과 고립감을 느끼며 불안감이 섬망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가족들 역시 환자의 임종기를 함께 하지 못한데서 심리적 고통을 겪었으며 가족 1인이 ‘독박 간병’을 하면서 고립되고 육체적, 심리적으로 소진되기도 했다.

김 교수는 “가족 간에 인간적 상처를 남기는 ‘트라우마성 사별(traumatic death)’의 경험은 유가족들의 사별 후 애도장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우리 사회의 ‘약한 고리’인 말기환자 돌봄 문제, 돌봄의 연속성 고려한 체계 마련이 절실하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생애말기 환자의 존엄성은 방역과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위기 상황에서도 말기 환자의 돌봄은 반드시 이어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재가 환자가 적절한 관리와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재택의료를 통한 미충족 욕구의 해소’, 가족의 독박간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제도적 지원’, 말기 환자에게 양질의 생애말기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더 많은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며 ‘돌봄의 연속성’을 고려한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기자(dlwogur9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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