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간질 발생 확률 2배 이상 높여

한지혁 기자 / 기사승인 : 2021-11-25 07:3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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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혈압이 간질 발생 확률을 2배 이상 높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DB)

 

[메디컬투데이=한지혁 기자] 고혈압이 간질 발생 확률을 2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과 간질 간 연관성을 다룬 연구 결과가 학술지 ‘간질(Epilepsia)’에 게재됐다.

간질은 뇌졸중과 치매에 이어 세 번째로 흔한 노인 신경계 질환이다. 현재까지 보고된 간질 사례 중 32~48%는 원인 불명이지만, 혈관 위험 인자가 간질의 발생 위험 증가에 관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일부 연구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이러한 기존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보스턴 의과대학 연구진은 혈관 위험 인자 중에서도 특히 고혈압이 간질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1948년에 시작돼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지역사회 기반 ‘Framingham Heart Study(FHS)’ 연구 코호트에서 2986명을 선정해, 이들의 건강 상태를 추적했다.

선정된 참가자들은 4년에 한 번씩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받았으며, 2986명 모두가 1991년에서 1995년 사이에 5번째 검진을 받았다. 참가자들은 5번째 검진 당시 45세 이상이었다.

연구진은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 항고혈압 약물 사용을 기준으로 참가자들의 고혈압 이환 여부를 평가했으며, 혈압 외에도 혈당, 혈중 콜레스테롤, 흡연 여부, 심혈관 질환, 체질량지수(BMI) 등의 요인을 조사했다.

간질과 발작에 대한 평가를 위해서,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신경학적 상태, 발작에 대한 자기 보고, 국제질병분류 9차 개정판(ICD-9), 뇌 영상과 뇌파검사 결과 등을 활용했다.

참가자 중 55명이 간질 관련 증상 및 임상상을 보였으며, 이들의 평균 연령은 73.8세였다.

분석 결과, 연구진은 고혈압이 간질의 발생 위험을 거의 2배 수준으로 높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혈압 이외의 인자들은 간질에 대한 유의미한 관련성을 나타내지 못했다.

이후 고혈압의 평가 기준에서 고혈압 약물의 복용 여부를 제외한 결과, 연구진은 고혈압이 간질 발생의 위험을 2.44배 높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수축기 혈압이 10mmHg 높아질수록 간질 발생 위험은 17%씩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한 가지 가능한 설명은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RAS)’이라는 호르몬 체계에 관한 것이다. 실제로, 한 연구는 반복적인 발작을 보이는 쥐의 레닌-안지오텐신계 호르몬 수치가 정상에 비해 2.6~8.2배 높으며, 호르몬 수치를 낮추는 고혈압 치료제가 발작의 발생을 지연시키고 빈도를 낮춘다는 사실을 보였다.

또한, 소동맥과 모세혈관의 벽이 손상되어 다양한 장기에 충분한 혈액이 전달되지 못하는 질환인 ‘소혈관 질환(SVD)’ 역시 간질의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실제로, 고혈압은 소혈관 질환의 강력한 유발 인자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소혈관 질환이 측두엽에 발생하는 간질과 연관이 있다고 언급했으며, 피질과 뇌 섬유에 발생하는 미세허혈과 조직 파괴가 과도한 흥분과 발작을 유발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고혈압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질환 중 하나인 뇌졸중과 무관하게, 고혈압 자체가 간질 발생에 대한 독립적인 예측 변수이며, 45세 이후 간질 발작의 위험을 2배 이상 높일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중장년층에서 혈압 조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고 평가했으며, 추가 연구를 통해 간질 환자들과 뇌졸중 병력이 있는 사람들에서의 혈압 조절이 가지는 효과에 대해서도 충분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한지혁 기자(hanjh3438@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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