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 플루복사민, 코로나19 고위험 환자에 치료 효과 보여

최재백 기자 / 기사승인 : 2021-11-03 19: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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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루복사민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고위험 환자의 입원 및 사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DB)

 

[메디컬투데이=최재백 기자] [메디컬투데이=최재백 기자] 플루복사민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고위험 환자의 입원 및 사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임상 시험 결과가 나왔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항우울제인 플루복사민(Fluvoxamine)이 코로나19 고위험 환자에 대해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가진다는 임상 시험 결과가 글로벌 의학 저널 란셋(The Lancet Global Health)에 실렸다.

SSRI 항우울제의 일종인 플루복사민은 수십 년간 우울증 및 강박 장애의 치료에 사용돼 왔으며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브라질에서 시행된 임상시험 결과 감염 초기 플루복사민을 복용한 환자군의 입원 위험성이 위약군보다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적인 위험 감소는 그보다 낮은 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구원들은 이것이 단클론 항체와 같은 값비싼 외래환자 치료의 이점보다 유리하다고 말하며, 의사들은 약 4달러의 비용으로 플루복사민을 10일간 복용함으로써 중증 코로나19에 대한 고위험 외래환자의 입원 및 사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소식에 신중히 환영을 표했다.

연구원들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인 1497명의 환자를 외래 진료소에서 모집했다. 환자들은 모두 고혈압, 당뇨 또는 비만 등으로 인한 중증 질환의 고위험군에 속했다.

이후 무작위로 741명에게는 플루복사민을 복용하도록 했고 나머지 756명에게는 똑같이 생긴 위약을 복용하게 했다.

종합적으로 플루복사민 그룹과 위약군에서 각각 17명, 25명이 사망했는데 이것은 상대적으로 입원 위험성이 32% 감소한 것과 같다.

하지만 지시받은 대로 플루복사민을 최소한 정량의 80% 이상을 복용한 일부 환자의 경우, 위약군에서 12명이 사망한 것과 비교했을 때 단 한 명의 사망자만 나타났다.

연구원들은 플루복사민의 안전성, 내성, 사용의 용이성, 저렴한 가격 및 광범위한 가용성을 감안할 때, 이러한 발견이 코로나19의 임상 관리에 대한 국가 및 국제 지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연구원들은 코로나19에 대한 플루복사민의 효능을 설명하는 몇 가지 가능한 기전 가운데, 항염증 작용이 가장 유력하다고 믿고 있다.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생존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바이러스 자체가 아니라 과민반응 또는 사이토카인 폭풍일 수 있다.

플루복사민은 사이토카인이라고 불리는 염증성 신호 분자의 생산을 감소시키는 시그마-1 수용체를 다른 SSRI 약물보다 더 잘 활성화한다.

만약 플루복사민이 면역체계의 과활성화를 방지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면 입원 전 플루복사민을 이용한 조기 치료가 필수적일 것이다.

뉴욕 콜롬비아 대학의 바이러스 학자 다니엘 그리핀 박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초기의 고위험 환자에게 스테로이드와 달리 면역체계의 항바이러스 작용을 억제하지 않는 플루복사민이 덱사메타손(dexamethasone)과 같은 스테로이드제보다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그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바이러스 증식이 촉진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플루복사민을 사용하면 선택적인 면역 조절을 통해 사이토카인 폭풍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플루복사민이 이미 입원한 환자들에게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말할 수 없고,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며 임상 시험을 통해 이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임상 시험의 결과가 질병 진행의 위험 요인이 없거나, 백신을 접종했거나, 델타 변이 또는 다른 변이에 감염된 코로나19 외래환자에 대해서도 확장 및 적용될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연구원들은 위약군에서는 64명이었던 반면, 내성 문제로 인해 치료를 마치기 전에 플루복사민 복용을 중단한 환자가 84명이었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비교적 가벼운 증상을 가진 사람에게는 내성이 생길 수 있어 플루복사민 치료를 고수할 필요성이 낮다.

또한, 시험에 참여한 환자의 대부분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으므로 향후 연구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에게 플루복사민이 이득을 줄 수 있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최재백 기자(jaebaek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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